우리들~(과거 컴내꺼의 메일메거진)

[1호, 2001-05-12]→[312호, 2003-05-14]호까지...

-gajago- 2009. 7. 8. 00:29
발행자 : dlwps1 지난호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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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은니 |  야!이 밥야1 | 200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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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총 구독자 수 : 1086 명

음~ 솔직히 아직 잘 모르겠다. 뭐가 뭔지...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단지 이러한 기능을 부여 받았기에 시도해 보기는 한다. 하지만 세상 살면서 뭔가를 시작한다는 건

 중요하다. 시작조차 못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모르는 건 하다보면 알게될 터...

모든 걸 완벽히 알아야만 한다면 과연 사작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모르지만 부딪혀 보는 건

중요한 일이다. 물론 끝까지 가야만 '시작'이 더욱 빛나 보일터이지만...

 

뭘 쓰남? 음...어제 방송에서 들은 이야기를 써 볼까?

(이종환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시대'에서의 청취자 편지글...)

 

---------------------------------▶동화같은 이야기◀-----------------------------------

 

나(편지 보낸 이)는 모처럼 친구집에 놀러갔다.

그 친구는 형제 많은 宗家의 며느리다 보니 가을이면 250여포기의 김장을 한다.

그래서 그 때만 되면 고생이 보통이 아니다. 헌데 오랫만에 가 보니 부엌에 전에 없던 것이 보인다.

바로 김치 냉장고...

친구의 시어머니는 칠순이 넘으셨지만 친구에게 무척 자상하시다. 그 시어머니께 받은 선물이라며

좋아한다. 그러며 그게 생긴 사연을 이야기 하는데 듣고는 절로 숙연해옴을 어쩔 수 없었다.

 

어느 날 그 집에서 며느리 친구들의 모임이 있었다 한다. 거기서 시어머니도 같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중 한 친구의 시댁과 당시(40년 전) 시어머니 사시던 고향이(話者 친구의 시댁) 서로 이웃 동네였던 걸 알게 됐다. 당시 친구네 시댁이 너무 가난했던 관계로 그 모임에 왔던 친구 시댁(어른이

철도 공무원으로 인근에 유지였음)에 머슴을 살았구... 몇년을 열심히 일 해서 그 친구 시댁네는 돈도

 모으고, 땅도 많이 장만해 잘 살게 되었다한다. 헌데 그 주인집인 그 댁(철도원집)은 家勢가 기울어

요즘 말로 쫄딱 망했다 한다. 해서 자기집에 머슴살던 친구의 집에서 상당히 큰 액수의 돈을 꾸워

갔구...(참 두 집안이 완전히 역전됐구먼...) 그러다 빚도 안 갚고 그 동네를 몰래 떠났다 한다.

그래서 친구의 시댁에선 전 주인집을 찾으러 몇 년을 백방으로 찾아 다녔으나 돈 떼어먹고 사라진

그 집을 어디서 찾을까... 친구 시어른은 그 때 그렇게 돌아가셨구. 결국 이렇게 40년이 지났다 한다.

 

헌데 우연찮게 며느리들끼리 모임으로 만나게 되었구...

친구 시어머니와 철도집 며느리는 다른 방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철도집 며느리의 이야기를

들으니 기가 막히더란다. 그렇게 동네에서 도망가듯 몰래 이사해서 무슨 일을 해도 안되더란다.

굶기를 밥 먹듯이 하구...그 댁 시어른들도 그렇게 한 많게 세상을 떠났다 한다.

그러면서 그 빚은 자기가(철도집 며느리) 갚겠노라 했다한다.

시어머니는 그 사정이 하도 딱해 안 받으려 했으나, 빚 받으려 쫒아 다니다 죽은 남편의 恨도 생각나고,

또 그 며느리의 말이 하는 일마다 안돼서 점을 봤는데 그 점쟁이가 '당신 시부모가 남에게 큰 빚을 졌다고...조만간 그 빚쟁이가 나타날터이니 갚으라고...'(참 용하기도 하다) 하더란다.

그래서 결국 받기로 했단다. 그러며 세상에 그런 며느리가 어디 있나 하며 한숨만 쉬더란다.

자기가 진 빚도 안 갚으려 하는 세상에 40년 전의 시어른이 진 빚을 갚는다 하니...

 

며칠 후~ 철도집 며느리에게서 빚을 갚을테니 오시라 하더란다. 그러자 친구 남편은 말이 그렇지 안

갚을테니 괜히 망신만 당하지 마시고 가지 마시라고 시어머니께 말 하는 걸 뿌리치고,

그 친구와 시어머니는 그 집에 갔다한다. 헌데 가 보니 기가 막히더란다. 너무 어려운 살림을 보니...

그래서 괜히 왔나 싶기도 했구... 헌데 그 날이 그 집 제사인지~ 상을 차렸는데, 제삿상에 두툼한

돈봉투가 놓여 있더란다. 제를 지내며 철도집 며느리 하는 말..

'아버님 어머님! 제가 두 분이 진 빚을 갚으니 저 세상에서 편히 사시옵소서...'

 

결국, 그 김치 냉장고는 그 빚 받은 돈으로 장만했구... 그 걸 장만해 주며 시어머니 하시는 말...

"이건 그냥 김치 냉장고가 아니다. 너희들이 항상 보며 그 친구를 생각하거라. 그래서 내가 제일 손이 자주가는 이걸 사 준다." 하시었단다.

 

그 후로 시어머니는 날이면 날마다 철도집을 위해 치성을 드리는 것을 거르지 아니한다는 내용이었다.

흠~ 진짜 동화같은 이야기...

숙연해 지고, 흐뭇하고, 또 그 며느리가 참 아름답게 느껴지고... 친구 시어머니도 물론....

그래~ 아직도 세상은 살만 하다...

 

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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