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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산 산행 / 신화 속으로...

-gajago- 2006. 5. 29.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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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산 산행 / 신화속으로...

몇년 만의 발걸음인가. 오륙년? 칠팔년???

실로 오랫만의 마니산 산행이다. 약 400여 미터...(해발 469m...지?)
이 정도야 우리같은 나이엔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높이...
약간의 숨가뿜, 그리고 다리의 뻐근함... 흐린 날씨 관계로 땀은 별로 나지 않는다.

계단코스로 오르고 있는데 7부능선 정도(氣가 세다는 곳을 지나서) 오르니 발밑이 온통 하얗다. 날씨가 맑은 땐 멀리 산 아래와 바다가 보이련만 습도가 높으니 우유빛 雲海가 발아래 가득하다. 자칫 발이라도 헛디디면 끝없이 끝없이 안개속으로 잠길 것 같다. 바람에 따라 운무가 계곡을 넘다든다. 참으로 신비로운 풍경이다.

정상, 참성단에 오르니 출입구를 폐쇄해놨다.
안내문을 보니 년말년초에만 개방한단다. 시설물 보호를 위해... 철책으로 둘러싸여 출입이 통제된 참성단을보며 너무한다 싶으면서도 우리 스스로의 잘못으로 인한 결과이니 누구를 탓하겠는가라고 생각이 미치니 씁쓸하다.

일행의 발길을 淨水寺(함허동천)쪽으로 틀었다.

이쪽이 더 절경이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채 위태로이 서 있는 바위들의 모양새가 장관이지만 거기에 해일처럼 끊임없이 밀려드는 축축한 뽀얀 안개가 단군성조때의 신화속의 한 장면처럼, 西域으로 불경을 구하러 떠나는 손행자 일행이 마귀들과 마딱뜨릴 법한 소설속처럼 신비로움에 감탄사가 절로난다. 이런 때는 호리병을 차고 손에 파초부채라도 들고 있는 마귀라도 만날 법한데...^^

세상 똑같은 산은 없다더니, 어느 산의 어느 바위나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존재한다더니, 정상에서 정수사코스로 바위능선을 타다보면 그 말을 실감한다. 위태롭지만 날카롭지 않은 부드러운 선을 가진 수많은 바위들... 마치 덩치 큰 초식공룡의 이빨처럼 들쑥날쑥 늘어선 바위들 따라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이어지는 등산로 위를 넘실넘실 넘나드는 예의 그 구름안개(운무)가 꿈속인양 아련하다. 지척을 알수없는 바위능선 곳곳의 바위틈에는 수많은 세월을 온 몸으로 견뎌 낸 '뜰있는 집'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정원수로 욕심이 날 법한 멋진 소나무들이 촉촉한 습기를 잔뜩 머금은 운무에 푸른 잎들만 건강하다. 아주 생기있다.

마니산 산행의 백미라 할만한 구간과 그에 걸맞는 풍경(주위를 온통 휘감고 흐르는 雲霧)이었다.

신비로움에 신화속을 휘적휘적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바위를 타 넘듯 너머, 멋진 바위마다 감탄사를 獻詞하고 그 자태에 경외감마져 느끼며 앉아 심취하다가........ 정수사쪽으로 내려왔다.

이런 맛에 산을 찾고 또 찾는 모양이다.

오늘같이 흐린 날씨에 그에 걸맞는 그림에 흠뻑 취하다 내려왔지만, 날씨 좋을 땐 서해바다를 조망하는 또 다른 멋진 그림을 선사하리라.

덤으로 얻은 코스하나...

정수사에서 내려오다가 함허동천으로 빠지는 샛길(오솔길) 또한 놓치기 싫은 산책로였다.
물이 흐르는 계곡은 바위로만 이어진 물길이 인상적이고...

060522. 마니산 산행 후의 gajago가자고...

마니산 산행/ 신화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