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春分, 이 魅惑的인 生命力!

-gajago- 2013. 8. 24. 17:28

 ■春分, 이 魅惑的인 生命力!


      

               춘분

 

 

밤과 낮이 和合의 握手를

 

■봄을 알리는 환경에서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찾게 한다ㅡ.

 

 기다렸던 春分ㅡ.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 

내일부터 낮 시간이 는다. 일할 시간이 길어진다. 시간은 내게 일하는 기쁨을 보내온다. 

소· 대한이 머물던 정월엔 무던히 서성일 정도로 일손이 잡히지 않았다.

 

 그 날이 오면ㅡ! 하면서 `춘(春)"자가 드는 절서를 전당포에 맡겨둔 귀금속 찾는 날 만큼이나 손꼽아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二月이 열릴 때는 立春, 雨水... 

三月 초에는 驚蟄이 지났고, 이제 `춘'자 붙은 절서가 20일이 마지막임을 강하게 알린다.

 

 바람과 구름과 하늘과 색깔이 있어서다. 

빛나는 연두색 속잎ㅡ! 풋풋한 젊음을 몸에 단 나뭇가지를 꺾어본다. 녹즙이 흐른다. 

아ㅡ 강남에서 돌아오는 제비떼의 목소리 같은, 끈끈한 녹즙에서 느끼는 그 무한한 희망과 영원한 

생명이여...!

 

 저 푸르른 수액으로 생명력을 자랑하듯, 그렇게 나 또한 三月의 대지에 함께 어우러지는가ㅡ. 

물이여, 구름이여, 바람이여, 숲이여... 거기 내 삶의 흔적을 띄운다.

春分은 우리 곁에 하루를 머물다 가지만, 동키호테의 정(精) 무스카리가 당신 곁에 피어 있어 천하의 대관(大觀)을 얻게 한다.
  

 立春과 春分! 

 내게 봄이 옴을 일깨울 때는 지축이 울리는가 싶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는 새로운 부담을 가해온다.

.지금까지의 일상성을 반성하게 하고, 밤과 낮이 화합의 악수를 나누는 날, 약속했던 다짐을 실행하게 한다. 밤도 더 춥지 않을 것이다. 아늑하고 포근한 분위기에서 감미로운 자유의 시간을 향락할 수 있어 좋다.

 

   ■인간의 이해 저쪽의 위대한 넋, 春分ㅡ.

 

  vernal equinox 의 깃발을 보는가! 

그것이 장엄하게 펄럭이기에 이 땅의 대자연은 소리 없이 즐겁게 한 마음으로 외치는 것을... 

온갖 생명력이 이 깃발을 저주할 수는 없다.

  

 사색없는 인간의 눈엔 보이지 않는 장려한 旗幅소리... 춘분, 그래서 우러른다. vernal equinox 를...!

그만큼 휘황한 春分은 인간의 이해 저쪽에 위대한 넋을 드러낸다.

 

  벌거벗은 모든 나무가 꽃을 피우고, 미처 채비에 어려움을 겪는 것들은 일제히 연두색 속잎을 틔우며 깃발을 맞는다. 게으르거나, 늑장을 부리는 초목은 그뿐, 성장이 멎고 말리라...

 

 일부 지방은 멀리서 비를 타고 오는 vernal equinox... 

그 깃발이 펄럭이는 울림만으로도 三月의 태양은 비구름에 가린 채 적도의 하늘 위에 떠 있다.

그리하여 이 깃발은ㅡ 신호에 따르도록 낮과 밤의 길이를 맞추어 태양을 지평선에서 떠오르게 하고

다시 12시간 뒤 지평선에 들게 한다... 태양은 이 깃발의 신호로 움직인다.

 

 이 깃발이 서는 날은 단 하루지만 태양은 아직 이 규칙을 어긴 예가 없다... 

그렇게 자연을 복종하게 하는 vernal equinox 는 패자(覇者)일까?

 

 ■三月의 가장자리에 나타난 이는 낮과 밤을 평등하게 했다.

 

 春分은 평등한 시간 위의 존재에게 왕성한 생명력을 나누고 간다. 

사랑이 넘치는 춘분 날ㅡ. 가뭄을 덜듯 일부 지역엔 비가 내린다. 

Vernal equinox 는 가문 대지에 비를 타고 여제(女帝) 같은 자비로움을 드러낸다.

 

 하루 전만 해도 초여름 날씨였다―. 최고 22도. 

교문을 나선 소년들은 검은 학생복 상의를 모두 팔에 걸친 채 걸었다. 

그러나 저녁 무렵, 비구름이 몰릴 때는 덜 닫힌 유리창 틈으로 짐승처럼 울부짖는 바람소리에서 입춘 치를 예감하게 했다. 비가 와야 한다...

 

 그리고 立春은 황사 비를 몰고 왔다. 북서쪽에서 다가오는 기압골의 영향이었다. 

해상에서는ㅡ 광란하는 파도를, 짙은 안개로 덮어 우리의 여제를 지킨다...

 

 Vernal equinox! 

 비가 있거나 말거나 좋은 날, 길일(吉日) 春分...  싫지 않다.

봄비이기에 환상의 날개를 갖게 한다. 이런 비의 날은 Arthur Symons의 비와 맞나본다.

 

 ㅡ아직도 비가 쏟아지고 있다. 인간의 세계처럼 어둡게, 우리의 상실(喪失)처럼 검게ㅡ

아직도 비가 쏟아지고 있다. ...하고, E. 시트웰이 저주하는, 그런 비가 결코 아니다.

 

  ■裸木들은 에메럴드 속잎을 花冠처럽 받쳐 쓰고―.

 

 담장의 개나리, 진달래... 그 이웃에 키 솟음 한 목련과 동백, 그리고 살구꽃...

깃발을 맞으려고 모두 핀 정원의 꽃나무! 꽃을 피울 때가 아닌 裸木들은 가지 끝에 에메럴드 속잎을

花冠처럼 이고 春分의 선물 단비에 목을 축인다...

 

 길섶의 은행나무는 푸르름이 감돌고 바람에 나부끼는 버들가지는 새파란 통치마로 춤사위를 뽐낼

정도다. 감미로운 계절의 향기 때문이다. 

vernal equinox 와 시인 Arthur Symons! 그도 다분히 이런 날을 좋아했다.

 

 축축이 젖은 문간에서 르네를 기다리는 초조한 A. Symons―! 

시 [Rene`e]에서ㅡ 빗속에 그리는 르네는 ㅡ유령처럼 선뜩했다.

 

 비가 내리는 음산한 분위기 탓일까? 

목련과 동백, 살구꽃, 그리고 벚꽃이 피기 시작하는 아파트의 정원 위로 환상의 르네가 온다...!

 

 ㅡ어둠 안에 창백하게, 너무 핼쓱한 비의 정(精) 같은 파리함을 띄고 머리칼은 어둠을 삼키듯, 

그림자 모양 환한 빛을 따라 비틀거리며 르네―가 온다.

 

 비의 노래에 우쭐거리는 나무들을 바라보며 서 있으면ㅡ, 환상은 그의 명작 시를 떠올리기만 해도

한편의 흘러간 흑백영화로 시컨스를 넘기게 한다...

 

 A. Symons가 가장 즐기는 색깔은 감, 녹, 백... 그리고 회색이다. 

春分에 비가 내리기에 그런 하늘이야 볼 수 없고, 녹색의 속잎, 흰 목련, 그리고 잿빛 날씨... 

비가 없는 곳은 얼마나 햇볕이 아늑하랴...

 

 흥건히 젖은 기쁨으로 vernal equinox 의 의미에 녹아 흐르게 한다.

A. Symons 가 더욱 선호하는 정경은 밤과 비였다,

 

 또 거기에 드러나는 빛과 물... 등불과 눈물... 

그의 시는 거의 이 같은 정경에서 생성되는 사랑과 미움과 비웃음과 슬픔에 젖어 있었다.

 

 ■이 봄을 계기로 거듭나지 않으려는가ㅡ?

 

 春分을 맞아 환상의 봄꿈에 홀리어 즐겁다. 안개 낀 런던의 밤을 비추는 가스등의 불빛이다. 

[가스등]을 연상하며 샤를르 보와이에, 잉그리드 버그만을 더욱 떠올리니 조금은 三月의 추위에 

으스스 떨고 만다.

 

 A. Symons... 

그의 시에는 창백한 꿈의 세계에 반짝이는 가스등과 눈물과의 <어두운 마음 아픔(grey heart-ache)> 을 노래한 내용이 많다. 게다가 그 안에는 으레 여자가 있다. 

[Rosa Alba]에서 알바를 생각할 때 그녀를 장미 같다고 했지만 내게는ㅡ 흰 목련 위에 겹치면서 떠오른다...

 

 창백한 그녀, 알바의 미를 찬양하는 장미빛 저녁바람... 

그가 노래하는 그녀 속살의 향기는 나의 정원 살구꽃 색깔의 맥박으로 뛴다... 

오- 향기로운 봄비! 이 비 개고 나면 대자연은 봄의 현관을 벗어난다.

 

 인간의 길, 자연의 길을 명시하는 아름다운 생명력의 동질성을 본다. 

꽃에서 보는 생, 노, 병, 사... 봄의 생명력 넘치는 모든 것은 매혹적이다. 

다만 살고 있다는 그것만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우리의 이 새로운 변화를 누가 오염시키는가? 

vernal eqinox 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교훈에서ㅡ 이 봄을 계기로 거듭나지 않으려는가? 

春分은ㅡ 우리 곁에 하루를 머물러 있다 가는 영원한 여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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