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한심이...

-gajago- 2009. 7. 30. 21:39

지금은 '독도는 우리 땅'의 가수로 더 기억 되지만,
70년대만 해도 '한심이 시리즈'로 이름을 떨치던 개그맨 정 광태씨의 그 시리즈를 기억해 본다.
무대 가운데 의자에 앉아서 통기타를 치며~ 읖조리던 한심이 시리즈를...
헌데 그 때 그 기억, 그 분위기가 제대로 날지~ 원...

나의 여자친구의 이름은 한심이 입니다.
그녀는 자그마한 키에 기름집 딸처럼 얼굴에 여기저기 밖힌 참깨가 참으로 절묘했었죠.
그래서 한 때는 그런 생각도 했었답니다. '그네 집은 참기름 걱정은 없을 거라고...'
그녀와 내가 나란히 걸으면 남들은 그러죠. '국민학생 여동생이 참으로 귀엽다고...'
고등학교 3학년인 그녀는 그래도 이쁜척은 혼자 다 한답니다.
황금색의 누런 이를 드러내며, 썩은 냄새 풀풀 풍기며 베시시 웃을 때면~
난 나의 처지에 한숨부터 나오지요. '미.치.것.다...' 고...
어렸을 때, 사탕을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앞 이빨 두개는 분실한 채...가관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이었습니다.
'따르릉~' 그녀에게 전화가 왔지요. 만나 빵집으로 지금 나오라고...
난 무쟈게 망설였죠. 그리고 말했습니다.
'응~ 나 지금 바뻐...' 말이 채 끝나기 전에 난 귀가 먹는 줄 알았습니다.

'알.아.서.해...철컥...'
할 수 없었죠. 약속 장소에 나가니...
그녀는...
그녀는...

난 놀랐습니다. 오호~ 그 몰골...
자기 언니 걸 몰래 입고 나왔는지
원래 무릎위에 와야 할 연두색 원피스가
구두를 덮었습니다. 오 이런~
신발은 어떻구요. 역시 언니 구두 같은 데...
뒷굼치에 손가락 두 개는 들어 갈 것 같았지요.
난 그 자리를 도망치고 싶었죠.

그녀는 비틀비틀 다가왔습니다.
역시 썩은 웃음 휘날리며...

"자기야! 오늘 나 어때? 이쁘지?"

아아~
그 날 난 맹세 했습니다.
다시는 만나지 않으리라.

하지만,
또 만나야 하겠죠?
전화가 오면?
------------

정 광태씨가 기타치며 암송하던 기억이 생생 합니다.
하지만 제대로 기억이 안 나서 나름대로 재 구성 했는데...
분위기가 안 나네?
재미도 없구... 헐...

가자고...  

'마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가야!   (0) 2009.10.29
平常心의 진리  (0) 2009.07.30
돌아온 탕자를 탄핵 했노라...   (0) 2009.07.28
변화란...   (0) 2009.07.28
漢江風景...  (0) 2009.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