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삶의 길목에서..."

-gajago- 2009. 10. 29. 20:14

"삶의 길목에서..."


인생은 만남에서 시작하여, 이별로 끝난다.
만남은 인생의 초장이요, 이별은 인생의 종장이다.
만남은 기쁨이요, 행복이다. 이별은 슬픔이요, 괴로움이요, 허무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人生八苦의 하나로 愛別離苦를 든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괴로움이다.
이별가는 언제나 슬프고, 이별주는 언제나 쓰다.

인생은 너와 나의 만남인 동시에 너와 나의 헤어짐이다.
이별없는 인생이 없고 이별없는 만남이 없다. 만남은 이별의 시작이다.
그래서 生者必滅이요, 會者定離 라 했다. 살아있는 자에게 반드시 죽음이 오고,
만나는 자는 반드시 헤어져야 한다. 이것은 불교의 원리일 뿐 아니라 존재의 영원한 진리이다.

인생은 무상이다. 우리는 이 세상을 영원히 사는 것이 아니다.
60~70년을 살다가 가야하는 나그네에 지나지 않는다.
生者己也. 산다는 것은 땅 위에 잠시 머문다는 것이다.
死者歸也. 죽는다는 것은 본래의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다.

인생은 만날 때가 있고, 떠날 때가 있다. 이별의 極致가 죽음이다.
죽음은 再會가 없는 別離다. 불러도 반응이 없고, 외쳐도 대답이 없다.
다시 만날 수 없는 영원한 헤어짐이다. 死別처럼 슬픈 일이 없고, 永別처럼 괴로운 일이 없다.
그것은 오로지 시간이 치유해 주는 슬픔이다.

 

떠난 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정든 가족, 정든 연인, 정든 친구, 정든 고향, 정든 나라,

정든 책, 정든 하늘, 정든 땅, 정든 물건과 영원히 떠난다는 것은 참으로 괴롭고 슬픈 일이다.

그래서 종교에서는 情을 두지말고 情을 붙이지 말라고 하였다.
그러나 정을 두지 않고 무슨 재미로 살랴. 정을 붙이지 않고 무슨 맛에 살랴.

 

인생은 정이다. 그래서 人情이라 했다. 인생에 정이 없다고 하면 사는 기쁨과 樂이 없어진다.
산에가면 山情이 생기고, 물에가면 水情이 생긴다. 아버지는 父情을, 어머니는 母情을, 친구는 友情을,
애인은 戀情을 갖는 것이 인생이다. 물건도 오래쓰면 정이 생긴다.

개나 고양이도 같이 오래살면 따뜻한 정이 생긴다.

生은 情이다. 산다는 것은 정을 갖는 것이다.

죽음은 정의 斷絶이다. 죽는다는 것은 정이 아주 끊어지는 것이다.
하루하루 산다는 것은 하루하루 죽음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는 동시에 죽어가는 것이다. 죽음은 인간실존의 限界狀況이다.
피할래야 피할 수 없고 벗어날래야 벗어날 수 없는 운명적 상황이요, 절대적 상황이다.
그래서 누구나 죽음 앞에 서면 숙연해지고 진지해진다.

우리는 떠날 준비를 하면서 살아야 한다. 우리는 죽을 준비를 하면서 살아야 한다.
그래서 철인 소크라테스는 "철학은 죽음의 연습" 이라고 하였다. 
죽는 연습을 하여라. 죽는 연습은 사는 연습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언제 죽더라도 태연자약하게 죽을 수 있는 마음자리를 준비한다는 것은 그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언제 떠나더라도 從容하게 떠날 수 있는 死生觀을 확립한다는 것은 얼마나 긴요한 일인가.
영원히 사는 인생이 아니다. 죽음은 예외없이 그리고 예고없이 우리를 찾아온다.
죽음의 차가운 손이 언제 나의 생명의 문을 두드릴는지 모른다.
우리는 사랑하는 모든 것을 두고 떠나야한다.
인생에 대한 집착을 버려라. 물질에 대한 탐욕을 버려라.

우리는 죽는 연습을 하면서 인생을 살아야 한다.

안병욱님의 "생의 길목에서" 발췌...

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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