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만 창으로 내다 보이는 밤의 한강은 너무도 아름답게 흐르고 있었다.
거의 10년을 같이 살아온 한강이 이렇게 아름다울줄은 미처 깨닫지 못하였었다.
더구나 하나 둘 불을 켜서 시작하는 건너 편 산꼭대기에 있는 마을의 집들은 모두 내게 별이 되어 다가왔다.
강변도로를 달리는 차들도 하나의 움직이는 꼬마별들 이었다.
그 모두가 괜히 가엾고 사랑스럽기 이를데 없었다.
세상은 거리를 두고 바라보면 모두가 이렇게 아름다운 것이 되는것 같았다.
그래, 우리들은 모두가 별이었다.
가까이 가서 들여다 보면 저 산꼭대기 집에서는 부부싸움이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르고
빚 걱정 때문에 가슴이 타 들어가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국 크게 생각하면 우리들은 모두가 별이되는 것 같았다.
강변도로를 달리는 가끔씩 눈치를 봐가며 차선을 위반하는 용달차도,
때로는 불친절하고 거칠었던 그 택시들 조차도 모두가 아름다운 별이되어 움직이고 있었다.
더구나 그 배경에 한강이 조용히 흐르고 있는 것은 가관이었다.
나는 이제 이 조그만 창에서 바라 보이는데로 세상을 보는 눈을 가지리라 마음먹는다.
가까이 들여다 보면 상처 투성이인 우리들의 삶...
큰 소리로 악을 쓰며 이것이 아니라고 외치고 싶은 우리들의 현실도
훗날 시간이라는 거리를 두고 바라다 보면 다만 이렇게 별처럼 보일 것이다.
-문정희 님-
눈에 보이는 듯... 손에 잡히는 듯... 우리의 보통의 일상사를 이렇게 기가막히게 표현하는 글...
때로는 지지고 볶고, 찌푸리고 살더라도 다르게 보면 이렇게 이쁘게도 보이겠지요.
아름다운 삶을 향하여...
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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