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가 다가옵니다. 벌써 마흔 세돌이네요.
십여년전만 해도 4월 19일이 다가오면 정부당국은 대학가의 데모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기 바빴는데
십여년전만 해도 4월 19일이 다가오면 정부당국은 대학가의 데모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기 바빴는데
지금은 대학가도 조용하고 언론도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수유리 4.19 묘역 봉안소엔 독재에 항거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다 목숨을 빼앗긴 넋들만 외로이 봄꽃 향기에 취해 있습니다.
여느때처럼 올해의 4.19도 한때의 추념행사로 지나치겠지요.
또다시 수유리 묘역은 고즈넉한 적막감에 빠지고 5월이 오면 어느 여인의 진한 라일락 향기로 뒤덮일
여느때처럼 올해의 4.19도 한때의 추념행사로 지나치겠지요.
또다시 수유리 묘역은 고즈넉한 적막감에 빠지고 5월이 오면 어느 여인의 진한 라일락 향기로 뒤덮일
것입니다. 수유리 묘역을 지키는 '미스김' 말입니다.
수유리 묘역에 심어진 라일락의 애달픈 이력을 아시나요.
4월 혁명의 성지에서 홀로 향을 피우는 미스김은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조국의 무관심속에 한 미국인에
수유리 묘역에 심어진 라일락의 애달픈 이력을 아시나요.
4월 혁명의 성지에서 홀로 향을 피우는 미스김은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조국의 무관심속에 한 미국인에
의해 강제 입양되었고, 20여년만에 고국 땅을 밟은 기구한 운명의 여인입니다.
그녀의 진짜 이름은 '미스김 라일락'...
원래 이 땅에 살고 있던 시절엔 수수꽃다리라는 아름다운 본명이 있었지요.
네~. 미스김 라일락은 흰 정향나무랍니다.
물푸레나무과의 낙엽관목으로 5월이면 연한 꽃술을 토해내며 향기를 내뿜습니다.
보통 것보다 유난히 작고 진한 향기가 특징이지요.
미스김의 얄궂은 운명이 시작된 것은 1947년입니다.
그녀는 북한산 백운대 근처에 살고 있었지요. 미국적십자사 직원인 매더라는 사람이 그녀를 만나지요.
뉴햄프셔대 원예과 출신인 매더는 한국산 정향나무의 자생지가 북한산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보다 30년전인 1917년 미국인 윌슨이 우리의 정향나무를 반출해서 하버드대학의 한 식물원에 심어놓았기 때문이죠.
매더는 백운대 부근에서 작은 키의 정향나무를 발견합니다.
때마침 열매를 맺고 있었지요. 매더는 몰래 종자 12개를 따서 호주머니에 넣었습니다.
이듬해 귀국한 후 뉴햄프셔대의 실습장에 열매를 심었고 이중 7개가 자라났습니다.
그런데 그중 하나가 유난히 키가 작고 향기가 진했습니다.
이 나무를 대량재배하는 데 성공한 매더는 '미스김 라일락'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네~. 미스김 라일락은 흰 정향나무랍니다.
물푸레나무과의 낙엽관목으로 5월이면 연한 꽃술을 토해내며 향기를 내뿜습니다.
보통 것보다 유난히 작고 진한 향기가 특징이지요.
미스김의 얄궂은 운명이 시작된 것은 1947년입니다.
그녀는 북한산 백운대 근처에 살고 있었지요. 미국적십자사 직원인 매더라는 사람이 그녀를 만나지요.
뉴햄프셔대 원예과 출신인 매더는 한국산 정향나무의 자생지가 북한산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보다 30년전인 1917년 미국인 윌슨이 우리의 정향나무를 반출해서 하버드대학의 한 식물원에 심어놓았기 때문이죠.
매더는 백운대 부근에서 작은 키의 정향나무를 발견합니다.
때마침 열매를 맺고 있었지요. 매더는 몰래 종자 12개를 따서 호주머니에 넣었습니다.
이듬해 귀국한 후 뉴햄프셔대의 실습장에 열매를 심었고 이중 7개가 자라났습니다.
그런데 그중 하나가 유난히 키가 작고 향기가 진했습니다.
이 나무를 대량재배하는 데 성공한 매더는 '미스김 라일락'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1954년이었습니다.
미스김 라일락은 미국의 원예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미스김 라일락은 미국의 원예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기존의 라일락은 키가 크고 가지도 제멋대로 뻗어 손이 많이 가는데 비해 미스김은 작으면서도 우아한 자태에 향기까지 진했으니까요. 단아한 아름다움과 순박한 청순미를 갖춘 우리네 처녀같았지요.
'미스김'은 얼마안가 세계 묘묙시장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는 라일락이 되었답니다.
미스김이 고향에 돌아온 것은 70년대 중반이었습니다.
'미스김'은 얼마안가 세계 묘묙시장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는 라일락이 되었답니다.
미스김이 고향에 돌아온 것은 70년대 중반이었습니다.
한 몫을 잡으려는 한국의 어느 묘목상이 수입한 게지요.
20여년만의 한많은 귀향이었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그녀를 미국산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또 20년 세월을 보낸 미스김이 수유리 묘역에 꽃피우게 된 것은 90년대 중반 4.19묘지 성역화
그렇게 또 20년 세월을 보낸 미스김이 수유리 묘역에 꽃피우게 된 것은 90년대 중반 4.19묘지 성역화
공사를 하면서 주변에 있던 국적 불명의 식물들을 범람해서 안된다는 일각의 지적때문이었습니다.
한 미국 식물학자의 도둑질(미국의 시각으로 보면 애국?)로 반출됐다가 한많은 이름을 달고 돌아온
한 미국 식물학자의 도둑질(미국의 시각으로 보면 애국?)로 반출됐다가 한많은 이름을 달고 돌아온
미스김처럼 우리의 식물자원들이 수탈된 역사는 100년이 넘습니다.
19세기말 유럽과 미국에선 선교사와 해군까지 동원해서 무인도까지 샅샅이 돌며 희귀식물들을 도둑질해갔습니다. 우리의 귀중한 식물 유전자 자원들이었습니다.
19세기말 유럽과 미국에선 선교사와 해군까지 동원해서 무인도까지 샅샅이 돌며 희귀식물들을 도둑질해갔습니다. 우리의 귀중한 식물 유전자 자원들이었습니다.
일본 역시 빠질 수 없지요. '제주한란'의 경우 커다란 배 수십 척을 가지고와 일본으로 실어 날랐다는 이야기는 이젠 전설처럼 전해집니다.
왜 우리나라가 식물자원의 수탈대상이 됐을까요.
왜 우리나라가 식물자원의 수탈대상이 됐을까요.
우리나라는 4계절이 뚜렷하고 강수량의 계절별 편차가 심합니다. 식물생장 조건으로 보면 까다로운
지역이지요. 바로 이런 기후환경에 잘 적응해야 살아남기에 우리의 자생식물은 내성이 강하고
꽃색깔도 선명하다고 합니다. 자원식물로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는 것이지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사실을 깨닫기도 전에 자생식물 대부분은 외국으로 밀반출되었고,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사실을 깨닫기도 전에 자생식물 대부분은 외국으로 밀반출되었고,
상당수가 신품종으로 개발되어 역수입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금 네덜란드 등 유럽에서 비싸게 팔리는 백합은 유럽인들이 수탈해간 우리의 하늘말나리와
털중나리를 교배한 것이라고 하는군요.
그런 식으로 이들은 신품종을 개발하고 품종등록을 해서 특허권을 보호받고 있습니다.
전 세계 자생종 나리 130종중 10%가 우리나라산이고 유럽산은 단 2종류라는데,
전 세계 자생종 나리 130종중 10%가 우리나라산이고 유럽산은 단 2종류라는데,
대부분을 우리가 수입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어이없는 일입니까.
더욱 놀라운 것은 이같은 일들이 10여년전까지 대대적으로 벌어졌다는 사실입니다.
84년부터 89년까지 3차례에 걸쳐 우리나라 전역의 자원식물들이 미국에 의해 반출된 것입니다.
미국의 홀덴 수목원과 듀퐁사에서 후원하는 롱우드 가든, 미국립수목원, 모리스 수목원에서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의 식물채집은 탐험대를 방불케 하였는데요.
더욱 놀라운 것은 이같은 일들이 10여년전까지 대대적으로 벌어졌다는 사실입니다.
84년부터 89년까지 3차례에 걸쳐 우리나라 전역의 자원식물들이 미국에 의해 반출된 것입니다.
미국의 홀덴 수목원과 듀퐁사에서 후원하는 롱우드 가든, 미국립수목원, 모리스 수목원에서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의 식물채집은 탐험대를 방불케 하였는데요.
84년 1차 원정로는 강화도-소청도-대청도-백령도-태안반도였고, 이때 때죽나무 등 관상용 식물 240여종이 유출되었다고 합니다.
85년 2차원정때는 내장산-변산반도-목포-진도-대흑산도-소흑산도 등지를 누비고 다녔는데,
85년 2차원정때는 내장산-변산반도-목포-진도-대흑산도-소흑산도 등지를 누비고 다녔는데,
특히 소흑산도에서는 나도풍란, 겨울딸기, 콩짜개덩굴 등 희귀식물을 채집해갔습니다.
89년 3차 원정때는 용문산-설악산-치악산-울릉도 등지에서 원추리, 비비추, 섬바디, 고추냉이,
89년 3차 원정때는 용문산-설악산-치악산-울릉도 등지에서 원추리, 비비추, 섬바디, 고추냉이,
향나무 등을 채집하였구요.
이들이 다닌 곳들은 한결같이 생장조건이 열악한 지대에서 살아남아 강한 내성이 검증된 섬지방이나
고산지대였고 특히 울릉도는 40여종의 한국 특산종이 밀집한 곳 이었다니 통탄할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유출된 식물자원은 무려 950여종, 6000여 가지였고, 그중 상품화된 것은 목본류가 225종,
그렇게 유출된 식물자원은 무려 950여종, 6000여 가지였고, 그중 상품화된 것은 목본류가 225종,
초본류가 56종입니다.
95년 미국과 캐나다의 11개 식물원과 21개 식물자료집, 1200개 종묘회사를 상대로 한 조사결과
총 407종의 한국산 자생식물 중 260여종이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서 재배되고 있다고 합니다.
자생식물중 외국에 유출되지 않은 것은 교목(큰키나무) 119종 가운데 망개나무, 왕개서어나무,
긴잎팝나무 단 3종뿐이고, 관목(작은키나무)이나 만목(덩굴나무) 142종 중 10종을 제외한 나머지도
모두 미국-캐나다에서 재배되고 있습니다. 가히 '싹쓸이'였습니다.
놀랄 일은 그뿐이 아닙니다.
놀랄 일은 그뿐이 아닙니다.
미국의 식물자원 사냥을 직간접적으로 도운 국내 기관들이 있었으니 바로 임업연구소와 국립공원관리공단 광릉수목원 등 이었다고 합니다.
이 모든 일들이 식물자원에 대한 우리의 인식부족과 무지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1994년에야 '생물종다양성협약'에 가입했고, 그나마 '국제신품종보호협회'에 가입하지
않아 돈이 되는 고부가가치의 신품종을 사오지도 못한답니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최근 이라크전쟁에서 바그다드 함락이후 인류의 문화유산이 약탈당하는 일이
조금 다른 얘기지만 최근 이라크전쟁에서 바그다드 함락이후 인류의 문화유산이 약탈당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알다시피 이라크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원지입니다. 수많은 고대유적과 돈으로 따질수 없는 많은 유물들이 있습니다. 무고한 인명이 살상되는 것은 물론 미영동맹군의 무지막지한 폭격으로 이같은
유물들이 훼손되는 것도 세계인들의 걱정거리였습니다. 그런데 정작 미군이 바그다드를 함락한후에 박물관에 보관된 17만여점의 유물들이 약탈당했다니 놀라서 말이 나오지 않는군요.
초기에 언론들은 후세인의 학정에 분노한 이라크 사람들이 분풀이삼아 저지른 일처럼 보도했지만,
초기에 언론들은 후세인의 학정에 분노한 이라크 사람들이 분풀이삼아 저지른 일처럼 보도했지만,
저는 미군의 태도에 의구심을 갖습니다. 미군이 왜 약탈행위를 방치했을까요. 과연 이라크 사람들이
유물을 약탈했을까요?
모두에 언급했듯이 미국은 동방의 먼나라인 한국에까지 와서 식물자원들을 수탈할만큼 앞서가는 나라였습니다. 유럽국가들보다는 조금 늦었지만 미국 역시 제국주의를 확장하면서 세계의 많은 유산과
보물들을 수집했습니다.
보물과 문화유산의 질과 양은 그 나라의 제국주의 역사와 비례합니다.
보물과 문화유산의 질과 양은 그 나라의 제국주의 역사와 비례합니다.
이집트에 있어야 할 로제타석이 왜 런던의 대영박물관에 있을까요. 그리스 신전의 무너진 기둥과 조각상들이 왜 대영박물관에 있는지요. 루브르박물관은 프랑스 박물관이 아니라는 비아냥은 어떻구요.
우리가 프랑스에서 돌려받지 못하는 외규장각 고문서도 그렇게 약탈당한 것들입니다.
역사가 200여년에 불과한 미국을 가면 가장 놀랄 일은 박물관의 규모와 소장된 보물들 때문입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경우 제대로 구경하려면 1주일은 걸립니다. 그런 세계적인 박물관들이
우리가 프랑스에서 돌려받지 못하는 외규장각 고문서도 그렇게 약탈당한 것들입니다.
역사가 200여년에 불과한 미국을 가면 가장 놀랄 일은 박물관의 규모와 소장된 보물들 때문입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경우 제대로 구경하려면 1주일은 걸립니다. 그런 세계적인 박물관들이
뉴욕에만 여러 개 있을뿐더러 어지간한 도시마다 대규모의 박물관이 있고 수많은 세계의 유물들과
예술품들을 전시해 놓고 있습니다.
과연 그것들중 몇퍼센트가 정상적인 경로로 수집된 것일까요.
미군은 박물관을 지킬 병력이 없었다고 변명했지만 막말로 박물관마다 탱크 한 대만 갖다놓아도
과연 그것들중 몇퍼센트가 정상적인 경로로 수집된 것일까요.
미군은 박물관을 지킬 병력이 없었다고 변명했지만 막말로 박물관마다 탱크 한 대만 갖다놓아도
약탈꾼들이 제집처럼 드나들 수 있었을까요. 과연 이라크사람들이 자신들의 문화유산을 싹 쓸어버릴 정도로 우매하기만 할까요.
미국이 이번 일을 수수방관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2년전 인류의 문화유산인 바미안 석불을 파괴한 탈레반 정권의 문화파괴행위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러나 세계의 문화유산에 남다른 안목과 관심을 가진 미국이 박물관 보호를 회피했다는 것은 납득이 안갑니다. 때마침 이번 약탈이 미국의 사주를 받은 쿠웨이트인들이 주도했다는 보도도 나오는군요.
미국이 이번 일을 수수방관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2년전 인류의 문화유산인 바미안 석불을 파괴한 탈레반 정권의 문화파괴행위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러나 세계의 문화유산에 남다른 안목과 관심을 가진 미국이 박물관 보호를 회피했다는 것은 납득이 안갑니다. 때마침 이번 약탈이 미국의 사주를 받은 쿠웨이트인들이 주도했다는 보도도 나오는군요.
언젠가 세월이 흐르면 약탈된 바그다드의 보물들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겠지요.
그것들이 누구 품에 있는 지 확인할 때 비로소 약탈의 미스테리는 풀릴 것입니다.
다가오는 4.19에 문득 떠오른 미스김 라일락이 바그다드의 유물약탈로까지 번지고 말았네요.-..-
휴우~ 봄이 와도 봄같지 않으니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인가 봅니다.
미스김라일락의 사연은 한국자연정보연구원 노영대님을 비롯한 여러분들의 글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약탈당한 미스김 라일락 향기
그것들이 누구 품에 있는 지 확인할 때 비로소 약탈의 미스테리는 풀릴 것입니다.
다가오는 4.19에 문득 떠오른 미스김 라일락이 바그다드의 유물약탈로까지 번지고 말았네요.-..-
휴우~ 봄이 와도 봄같지 않으니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인가 봅니다.
미스김라일락의 사연은 한국자연정보연구원 노영대님을 비롯한 여러분들의 글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약탈당한 미스김 라일락 향기
도둑놈들...
얏든 소위 문화를 사랑한다는 놈들의 문화제(또는 자생식물)의 도둑질은 누가 징벌할건가.
또 그 도둑질을 도와준 한심한 관계기관은...
한 5~6년 전(?) kbs에서 방송한 위의 기사와 같은 특집방송이 떠오른다.
그걸 지키지 못한 우매한 백성이 우리 스스로니 누굴 원망하랴마는...
2003-04-19.
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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