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 투자노트] 머니투데이
오늘은 냉정한 현실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당신의 소득은 태어날 때 이미 80%가 정해져 있었다.
오로지 20%만이 당신의 노력이나 행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요인이다.
"그럼 그렇지, 내가 이 모양, 이 꼴로 사는게 내 탓이 아니었어."
이렇게 흥분하고 있다면 잠시만 기다려 주시길.
한국에서 사는 당신은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태어날 때부터 정해지는 소득의 80%에서 상당한
이득을 누린 행운아이다.
세계은행의 수석 경제학자인 브랑코 밀라노비치가 쓴 '가진 자, 못 가진 자'(파이카)라는 책에
따르면 "부유한 나라에서 태어나는 모든 이들은 지역에 따른 이득을 얻는 것이고, 빈곤한 나라에서
태어나는 모든 이들은 지역적으로 불이익을 당하는 셈이다."
밀라노비치는 "각 국가의 평균 소득과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의 실제 소득을 가지고 분포도를 만들어
회귀분석을 해보면 출생지가 전세계 소득 다양성의 60% 이상을 설명한다"고 밝혔다.
즉, 우리가 평생 벌어들일 수 있는 소득의 60%는 어느 국가에서 태어나느냐가 결정한다.
우리는 우리 사회 내의 불평등에 분노하지만 밀라노비치에 따르면 "출생 국가의 평균 소득이 10% 증가
하면 개인의 소득도 똑같이 10% 오르므로" 국가내 불평등이 전세계 소득 분포에서 미치는 역할은
미미하다.
태어나는 국가가 평생의 소득에 절반 이상 60%의 영향을 미친다면 부모는 어떨까.
부유한 부모 밑에서 태어나는 것도 평생의 소득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밀라노비치는 "각 국가의 세대간 소득 이동(즉, 부모와 자식간의 소득 연관성) 자료를 사용해 특정
소득 계층에 있는 아이들의 부모가 어떤 소득 계층에 속하는지" 알아보면 부유한 부모가 개인의
소득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인지 따져볼 수 있다고 밝혔다.
밀라노비치는 이런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부모가 개인의 소득에 미치는 영향은 국가마다 다르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처럼 세대간 소득 이동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국가가 있는 반면 세대간 소득 이동이
활발한 국가도 있기 때문이다.
밀라노비치가 국가별로 부모의 소득이 개인의 소득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한 결과 평균적으로 국적과
부모의 소득, 이 2가지 요인이 개인 소득의 80% 이상을 좌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 나머지 20%는 전적으로 개인의 노력에 달려 있을까. 그렇지 않다.
밀라노비치는 이 20%도 개인이 어찌할 수 없는 다른 요소, 즉 성별과 나이, 인종, 행운과 개인이 조정
할 수 있는 요소, 노력과 근면으로 나뉜다고 봤다.
결국 밀라노비치는 비율로 제시하진 않았지만 평생에 벌어들이는 소득 가운데 개인의 노력, 근면,
성실이 바꿀 수 있는 부분은 극히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전세계 부의 지도에서 자신의 위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계층 이동이 원활한 국가라면 개인의 노력이나 행운으로 국가 내에서 부의 지위가 올라가도록 시도해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처럼 국가의 경제 성장률 자체가 사실상 정체되거나 침체 상태에
머물러 있는 국가라면 계층 이동이 활발한 국가라 해도 개인의 부를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그리스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사업을 했다면 아무리 창의력이 뛰어난
인물이라 해도 성취할 수 있는 성공의 수준과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의 규모는 미국에서 태어나 사업을
했을 때보다 크게 제한적이었을 것이다. 즉, 개인의 부는 일단 국가의 부에 의해 한정된다.
따라서 부의 위치를 올리는 두 번째 방법은 국가 경제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국가
전체가 전세계 소득 분포 위쪽으로 이동하면서 전체 인구의 소득도 함께 올라간다. 이는 한국이
1970년대 이후 지금까지 경험해온 현실이며 지금 중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겪고 있는 상황이다.
밀라노비치는 마지막으로 국가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면 판을 갈아타는 방법이 있다고 밝혔다.
즉, "낮은 판(빈곤한 국가)에서 높은 판(부유한 국가)로 옮겨 가는 것"이다.
밀라노비치의 연구 결과에서 확실한 한 가지는 국가가 가난한데 당신 혼자 정상적인 방법으로 부자가
되기는 극히 어렵다는 것이다. 나라 전체가 빈곤한데 혼자만 부자가 되려면 아마도 십중팔구는
권력층과 결탁해 이익을 독과점하거나 특혜를 얻는 부정한 방법이 동원돼야 할 것이다.
결국 "나는 성공하고 싶다, 부자가 되고 싶다"라고 결심하는 순간, 다른 부유한 국가로 판을 갈아타지
않는 한, 이 나라와 함께, 즉 이 나라에 살고 있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전제로 깔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벌고 싶다, 일확천금을 하고 싶다, 성공하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의
부는 국가의 부와 성장에 크게 제한 받는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미국의 주식 부자 워런 버핏은 항상 미국에서 태어난 것을 감사한다. 자신이 아프리가 어느 국가에서
태어났으면 지금과 같은 주식 부자가 될 수 없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부자라면 당신이 잘 나서가 아니다.
당신이 부자가 되고 싶어도 당신이 잘 나기만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당신은 세상과 연결된 존재, 혼자서만 잘 살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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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성희기자 sh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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