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한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

예쁜 여자를 아내로 맞기 위하여 수많은 거짓말과 마사여구를 동원한 유치찬란한 몸짓들을 하였다.
모자라는 용돈을 부모님께 책값, 술값, 학원비, 하숙비 등등..

번뜩이는 거짓말로 받아내 여자의 환심을 사기 위하여 맛있는 음식과 선물, 꽃등을 사다 바치는..

부모님에겐 나쁜놈이여야 했다.

주위에 항상 이글거리는 적으로부터 내것을 지키기 위하여 늘 24시간 경계태세에 들이는 시간과 돈의

낭비도 만만치 않았다.
방법은 하나였다. 어떻게 하든 하루 빨리 한 이불 덮고 사는 것...
삼국지. 수호지, 무협지를 섭렵한 실력을 동원한 지략으로 드디어 한 이불 덮고 사는데 성공했다.
그 기분 짱이다...

그러나 나의 행복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역시, 인간의 행복함에 대한 신의 질투는 대단한 것이었나 보다.
꿈같은 시간도 잠시 아내가 변하기 시작했다.
그놈이 문제였다.....

그놈은 나와는 도무지 적수가 안된다.
어떠한 화려한 언어로도 변심한 아내를 되돌리기는 불가능했다.
인간이 어쩜, 그렇게까지 한놈에게 빠져들 수 있을까?
못 믿을게 여자였다.
한때는 내가 최고라던 그녀였는데,
난... 서서히 포기해 가고 있었다.

그놈은 내가 보기에도 잘 생겼다.
매끈한 피부, 부드러운 눈, 붉은 입술.....
남자인 내가 보기에도 매력적이다.
놈은 영악하기까지 하다.
나와 아내의 사이를 적당한 간격을 두고 즐긴다.
때로는 나에게까지 미소를 보내는 배짱을 지니기도 했다.

한 여자를 두고 싸우는 그놈과의 전쟁은 여지껏 내가 치루어본 전쟁 중에 가장 강한 놈을 만났음을 인정한다.
이미, 아내는 그놈에게 마음이 기운 듯하다.

이제 이놈은 아내와 내가 함께 쓰는 침실을 들락거리고 심지어는 내 침대에서
내가 보는 앞에서 당당히 아내와 입맞춤까지 한다. 미치겠다.
나의 인내는 한계를 넘어섰다....

 

그리고,

 

난 한마디했다.

 

"야~ 임마. 니방에가 공부나 해."

 

내 아들놈이다......

 

2001-04-30

가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