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N?

인천대교 걷기대회를 마치고...

-gajago- 2009. 10. 19. 12:35

17일 토요일 아침 7시 25분...

막 집을 나서는데 제법 굵은 비와 콩알만한 하얀 우박이 쏟아진다.

'엉~ 오늘 분위기가 심상챦다?'

우박은 금세 그쳤으나 비는 계속 내린다.
엊그제부터 일기예보로 17일 오전에야 비가 그친다 들었지만 그래도 밤새 그쳤으면 했는데...


우리 부부가 지하철에 오르니 온통 붉은 티(핑크코스 참가자들) 천지다. 많은 사람들로 차내가 빼곡하다.

동막역에 도착했다. 여기저기 긴 줄이  먼저 눈에 띈다. 셔틀버스를 기다리는...긴 줄이...

여러곳 가운데 가운데에 줄을 서 한참을 기다리니 셔틀버스가 오는데 우리줄에만 오지않는다.
아니 오긴 왔다. 버스가 앞줄부터 차례로 정차해야 하는데 세번째 차가 우리 뒷줄에 서 참가자를 싣는다.

'이런~ 뭐야'

어쨋든 셔틀을 타고 집결지에 도착했다.

'어매~ 사람 많다.'
신종플루 검사하고, 소독하고... 경인방송에서 제공하는 라디오도 하나 씩 받았다.

곳곳에 기업형 포장마차가 있어 -왜 있잖은가. 사람모이는 곳에 판을 벌리는 기업형포장마차들-

새벽부터 서두느라 먹은게 없어 요기나 할 요량으로 어묵꼬치를 먹으려하는데...

흐미~ 왜이리 비싸? 아무리 하루장사지만 너무한다. 꼬치하나에 5,000원이란다. 이런~ 날강도들...

결국 저 안쪽에 조그만 개인포장마차가 있어 -거기는 1,000원-  요기를 하기 했지만 아침부터 씁쓸하다.

그런데 방송이 나온다. 기상악화로 지금 우리가 출발하는 '핑크코스(영종도까지 완보:17.1km)'가 축소 돼
'블루코스(주탑까지 왕복:16km)'로 진행한단다. -물론 지하철안에서 이미 문자가 와  알기는 했다.-
영종도 건너가서 받기로 했던 완보메달은 주탑에서 되돌아오면 현 출발지에서 준단다.

너무 아쉽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안전상 문제로 그리한다는데...

요식행사가 끝나고 09:30분 전후해서 출발하는데 사람들이 밀물처럼 밀려나간다.
핑크코스 참가자가 약 30,000명인데 그 이상 훨씬 넘는것 같다.
그러고보니 11:00에 출발하는 '블루코스', 11:30분에 출발하는 '옐로코스'참가자도 보인다.

-코스별 유니폼이 다르다-

'이건 뭐야~ 코스별로 따로 운영한다며? 그래서 임의로 코스를 바꾸면 참가자격을 박탈한다며?'

이렇게 대회운영이 허술해서야 어디~

그렇게 해서 인파에 떠밀리듯 집결지를 빠져나왔다. 09:45분에...


인천대교 시작점(저 뒤의 기둥)

좋다. 탁 트인 바다. 시원한 바람...
기상악화라 했지만 날씨도 좋다.-비는 지하철에서 내리니 그쳐 있었다-

어쨋든 평생 한 번밖에 없는 그러한 기회를 잡아 남들 가보지 못한 그러한 곳을 가고있다 생각하니
그 기분 말할 수 없이 좋다.

가면서 중간중간 사진도 찍어본다.(내 사진은 없다. 집사람사진과 풍경사진만...)



어느덧 인천대교 주탑...
높다. 끝이 아련하다.
이 다리가 세계에서 여섯 번째 긴 '사장교'라니... 웅장하다라는 생각마져 든다.
그 아래 해상엔 인천항을 드나드는 수많은 화물선-저 멀리 자동차전용선도 있었다-들과 예인선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고, 하늘엔 각 방송국의 보도헬기가 날고 있었다.

 

 

이 주탑 밑에서 요기를 하고 내친 김에 영종도로 완보하기로 하고 넘어가기 시작했다.
-날씨가 너무좋아 '기상악화로 주탑에서 돌아온다는 운영본부의 지침은 이미 유명무실해졌고,
거의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주탑에서 되돌아가지 않고 영종도로 넘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해서 영종도로 넘어가고 있지었만 나중엔 지루하단 생각까지 들 정도로 다리가 길긴 길었다.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같은 풍경만 계속되니...

드디어 영종도 3km등으로 보이는 이정표가 나타나며 저 멀리 아련하던 톨게이트가 가까워지니
다 왔다는 생각에 뒷일이 걱정도 됐다. 왜냐하면 '대회를 축소'한다는 대회운영본부의 지침이 있었던터라

건너편에 예정돼 있던 셔틀버스가 없다 생각하니 돌아갈 일이 막막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차에 반대차선으로 셔틀버스가 몇대 지나간다. 영종도쪽으로... 어찌나 반갑던지...

이제 톨게이트다. 다 왔다.

 

 

나와 집사람의 참가번호...

 
오후 03:06분...
톨게이트를 빠져나왔다.
드디어 17.1km의 인천대교를 완보한 것이다.

 

이제 돌아갈 길만 남았는데...
셔틀버스가 몇대 없다. 그것도 운서역까지만 간단다.
대회운영위원들이 없으니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영종뱃터가는 줄도 만들어 서 있는데...
-원래 셔틀버스는 세 방향으로 배치됐었다. 운서역, 인천공항, 영종배터...-
우여곡절끝에 셔틀버스를 뺏어(?)타 운서역으로 가 공항철도 열차편으로 부평으로 돌아왔다.

대회를 마치고 아쉬점이 참으로 많다.

물론 유래없는 대회라 운영본부에서 판단미스도 있을 수 있지만 이미 출발전부터 날이 개어서
-며칠 전부터 뉴스로는 당일 오전에 비가 그친다는 보도도 있었고...- 예정대로 진행하는데 무리가 없었는데,
성급하게 대회축소를 결정하는 미스와 그렇더라도 결국 거의 모든 참가자들이 영종도로 넘어가는 상황이라면
다시금 원래대로 한다는 결정을 빨리 내림으로써 운영 보조요원들과 예정돼 있던 셔틀버스 전부를 재 배치해

영종도 도착점에서의 소란-거의 소요수준?-을 미연에 방지했어야 했다.

또 하나...
4km,8.5km,12.5km 세 곳에 간이화장실 배치했는데 4km,8.5km지점의 왕복차선에 이동이 불가함으로써
반대차선 화장실은 이용할 수 없어 극심한 혼란이 이러날 수 밖에 없었다.

-볼 일보기 위해선 한 시간이상 소요. 또 길막힘은 어떻고...-
나중에 반환점지나 귀로(블루코스참가자들)시에 또 그쪽 화장실이 혼란을 겪을 건 뻔한 일...

 

또, 12.5km쪽 간이화장실은 바람에 넘어지고 날려가고...

여기저기 바람에 날려 넘어진 화장실이 대회운영본부의 무신경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바다 한가운데 다리위의 화장실이라면 컨테이너식의 튼튼하고 안전한 화장실을 배치해야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또 하나...
이건 대회주최측과는 별개로 인천대교 건설팀의 무신경도 보였다.

가로등 하단의 깃발꽂이를 일반 시내도로의 것을 설치하므로써 깃발 게양에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 강한 바람에 꽂혀있던 깃대-알루미늄깃대-는 중간이 모두 꺾어져 성한 것이 없었다.

앞으로도 여러 행사용, 홍보용 깃발을 게양할 일이 많을텐데 바닷바람을 이겨낼 수는 없을테고,
깃발을 꽂는식이 아닌 허수아비 팔처럼 벌려 내려뜨리는 식으로 재설치해야 바람에 버틸수 있을 것 같다.
재질역시 알미늄깃대를 사용하지 말고 스텐레스를 사용해야 할테고...

어째든 우여곡절끝에 행사는 마쳤다마는 큰 행사만큼이나 많은 숙제를 남긴 것 같다.

091019..
가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