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섣달 그믐날의 풍경은?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야릇한 흥분과 기대...
더불어 지나는 해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
이러한 복합적인 감회에 심란하기 마련이다.
그럼, 애들은?
자나? --->못 자지.
물론 졸리워서 잘려하나 어른들이 자게하나?
눈썹이 쉔다고, 희어 진다고... 또, 신발을 잃어 버린다고...
헌데 신발을 잃어 버린다? 왜 그럴까?
그건 바로 야광귀 때문이다.
얘는 그믐날 밤이면 어김없이 내려와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신발을 신어본다.
그래서 자기 발에 맞으면 신고 가버리고...
해서, 잃어버린 신발 주인은 새해 1년 내내 재수가 없고,
각종 질병에 시달리며 되는 일도 없다.
그련 연유로 어른들은 얘들을 못자게 하나, 본 뜻은...
'묵은 해를 마감하고 희망찬 새해의 첫 태양을 바라보며 신년을 계획하라'는
의미가 있지 않은가 한다-가자고 생각-
어쨋든~ 그럼...
이 야광귀에의 손을(피해) 타지 않기 위한 방법에는 단지 잠을 안자고, 신발을 감추는 소극적인 방법밖에 없을까?
아니다.
여기서 우리 조상들의 빛나는 지혜가 번뜩인다. 바로 '채'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바로 이 채를 대청마루 기둥에 걸어놓는 방법으로 말이다.
그럼 지금부터 신발을 훔치러 온 야광귀의 동정을 한 번 살펴 보기로 하자.
두리번~ 두리번...
마루밑의 신발을 살펴 본다. 그러다가 기둥에 걸려 있는 채를 봤다.
"오잉~ 조게 모야?"
"어디 보...자..."
"와~ 무슨 구멍이 이리 마나?"
(참고로 야광귀는 작은 구멍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하나...두울...세엣.............. 마흔 일곱...마흔 여덟..."
에코~ 까 먹었다.
다시,
"하나...두울..."
.
.
.
이렇게 밤 새도록 채 구멍만 센다.
그러다가 새벽 닭이 울면... 뾰로롱~ 하늘로 올라간다.
'올해도 틀렸구나, 내년에 다시 보자~ 신발아 자알 있거라...'
오호~ 자신의 본분을 망각한 야광귀여!
복 받을 지어다. ㅎㅎㅎ
이렇게 우리 조상들은 현명했다.
귀신을 우롱.. 아니, 희롱했다.
20대때 읽었던 임동권님의 "한국의 민담"( "~세시풍속"인지 아리송..)에 나온 내용을
가자고의 기억에 짜맞췄다.
허긴 뭐~
20여년 가까이 된 기억의 옛글을 완벽히 기억하고 있나?
020210..
가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