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장

추억의 '단체관람'

-gajago- 2010. 9. 26. 18:30
11월 1일(토요일) 오전 11시 경.
부평역 광장 옆 한 건물에 50~60명은 족히 됨직한 교복을 입은 발랄한 여고생들이
건물 입구부터 인도까지 점령해있다.
 
엉~ 무슨 일 있나? 이 시간에...
지금 이 시간엔 학교에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건물을 보니 대한극장이다.
아하~ 학교에서 단체관람 왔나보군.

극장 간판을보니 성룡의 '메달리온'이라...

그걸보니 나의 기억은 이십몇 년 전으로 돌아간다.

그때 거기에는 역시 교복을 입은 내가 있었다.
영화 주인공 역시 바로 저 '성룡'이다.

"취권, 사형도수, 사제출마... 등등등..."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반에 고등학생인 당시의 우리는 성룡에 얼마나 열광했었던가.
지금의 저 학생들처럼 위의 영화들을 단체로 관람을 하면서 말이다.

"시공관(이리역 폭파사건때의 하춘화, 이주일로 유명한 곳), 삼랑극장, 이리극장, 제일극장..."
이리에서 학교다닌 우리는 이러한 극장앞에서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며 잔뜩 기대에 부풀어서...

20여년 전의 풍경과 지금의 풍경들이 똑같다. 더우기 영화의 주인공까지...

그러고보면 성룡이란 배우는 참으로 대단하다.
80~90년대 홍콩에는 얼마나 대단했던 배우들이 많았던가.

"주윤발, 홍금보, 유덕화, 장국영..."

그러나 그들은 지금 어디에있나.
얼마전 불행한 삶을 마감한 장국영은 말고라도 요즘 그들의 근황을 모르겠다.
하지만 성룡은 아직 저렇게 시대를 뛰어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물론 그당시의 '취권류'의 무협영화와 지금의 현대적인 영화와는 차이가 있겠지만,
그리고 너무 가벼운게 흠이겠지만 그러나 그게 그를 아직도 저렇게 건재하게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오늘, 극장앞의 일단의 학생무리를 보고 잠시 옛생각에 젖어봤다.
이 쓸쓸한 가을에...

031101..
가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