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락분

술에 관한 이야기 1, 樹州 선생...

-gajago- 2009. 7. 8. 22:54
음... 여러 님들~
樹州 변 영로 선생을 아시져? 그 유명한 詩 '논개'를 짓기도 한...
그 분은 술에 관한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한 여러 기록이 있지요.
그 분의 일화 한토막...

어렸을 때...(여섯 살...)
한 번은 집에 몰래 숨겨논 술(밀주)이 마시고 싶어, 집에 혼자 있을 때------> 몰래 마셨다.
거나하게 취해 대청마루에 큰 대(大)자로 퍼져 있는데... 아버지 친구분이 오셨다.
그 걸 본 그분, 혀를 끌끌차며 그냥 돌아서려다 친구(수주선생 부친)의 근황이 궁금해 물었다.
 
"영복아~ 아버지 어디 가셨니?"
"몰라..."
 
그러자 그 분,
 
"에잇 고얀 놈~"
 
하며 돌아선다. 그러자 어린 수주선생 왈~
 
"여보게~ 가려거든 시로(당시 담배의 일종)한 대만 던져 주고 가게..."
 
아버지 친구...어이 없다는 듯 담배 한 대 던져주고 휑~하고 간다...ㅎㅎㅎ
 
위의 내용은 변 영로 선생의 저서 "酩酊 40년"의 초반부에 나오는 글로 이 명정 40년은 수주선생의
술에 대한 기행을 기록한 글로, 아주 유쾌하게 단숨에 읽을 수 있는 글이다.
말 그대로 기행인데도 전혀 얄밉게 보이지 않는 술에 관한 기록중 백미중의 백미다.
후에 읽은 자칭타칭 국보라 하시던 양 주동 박사의 "文酎 半生記"-역시 술에 관한 글-의 글을 보면
'명정 사십년'이 얼마나 뛰어난 글인가가 비교가 된다.
허긴 그러니 학창시절(고교) 국어 선생님이 명정 40년을 읽어보라 권했겠지?
 
여러 님들 한 번 읽어 보시압...서점에 단행본(문고판)으로 나와 있음.
또한 당시의 언어 습관등 사회적인 분위기를 찐하게 느낄 수 있고...
적절히 구사한 漢字의 문장도 일품임...

2001-03-07.
가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