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사람속에 묻혀사는 정치인이 있었다.
여름이 오자 그 정치인도 휴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정치인은 '어디로 갈 것인가' 궁리 하다가 문득 그 절을 떠 올렸다.
연화사...
여름이면 절 후원의 연못 가득히 연꽃이 피어서 장관을 이루는 곳...
오래 전에 만난 주지스님의 안부도 궁금하던 차라 정치인은 그곳으로 휴가를 떠났다.
연화사에 도착한 정치인은 주지스님과 함께 후원으로 발길을 옮겼다.
연못 가득히 피어있을 연꽃을 떠올리며...
그러나 이게 웬 일?
연못에는 연꽃 한 송이만이
달랑 목을 내놓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정치인은 주지스님한테 물었다.
"그 많던 연꽃들은 어디로 갔습니까?"
"오신다는 전갈을 받고 제가 꺾어내게 하였습지요."
"아니, 비서한테 연꽃 구경을 간다고 분명히 말하라 했는데요?"
주지스님은 껄껄 웃으며 대답했다.
"많은 꽃들을 그대로 두었더라면 한송이도 제대로 못 보셨을걸요?"
고개숙인 정치인을 향해 스님은 한마디 더 했다.
"그동안 수 많은 사람들을 상대해 오셨겠지요?
마지막으로 한 사람만을 열심히 보신게 언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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