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락분

나는 어떤 기억으로 존재할까?

-gajago- 2009. 7. 20. 23:42


아버지와 함께한
기억의 마지막 영상은 이런 것이다.
우리는 바다로 여행을 갔고
해변의 긴 의자에 앉았다.
아버지는 여느 때와는 다른 어조로
무슨 얘기인가를 하셨다.
그건 아름다웠지만
듣기 난처하기도 한 무엇이었다.
하시고픈 말씀이 무엇이었을까?
이제 와서는 알 도리가 없다. 하지만
그때 나는 아버지의 말이 우리 두 사람
모두의 생에 본질적인 어떤 것임을 느꼈다.
잠시 후 아버지는 바다에서 지척으로 가까운
모래밭에 뭔가를 쓰셨다. 파도가 곧 밀려들면
글자들을 지우리란 것을 뻔히 아셨으면서도.

미하엘 크뤼거의 「달빛을 쫓는 사람」중에서...

sbs - FM 라디오,  손숙· 배기완의 월간[아름다운 세상]

 2002. 10월호.


그렇담 나는...
훗날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아버지의 모습으로 기억될까.

나의 어떠한 행위가
저들에게 이렇게 길고 긴 여운을 갖게 할까.

나의 현재의 모습이
미래의 우리 서정이와 새랑이의 기억에
그들의 인생에 뭔가 도움되는 모습으로 기억돼야 할텐데...

부모된 우리의 공통적인 과제나 아닌지?
.
.
.

021108.
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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