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팔방미인이 있습니다.

바둑이 아마 5단입니다.
태권도는 공인 4단입니다.
노래 실력은 가수 뺨 칩니다.
찌게 끓이는 솜씨 또한 일품입니다.
영어회화도 자신 있습니다.
손금으로 미래를 볼 줄도 압니다.
연극무대에 선 적도 있습니다.
10년 무사고 운전경력도 있습니다.

이렇게 여덟 가지 일에
모두 자신있는 팔방미인.

하지만 참으로 애석한 일은
그가 바둑기사도, 태권도 사범도,
가수도, 요리사도, 동시통역사도,
점쟁이도, 배우도, 카레이서도
되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가치 없는 일이라 할지라도
한 분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

그가 진정한 미인입니다.

씹어먹는 책 「이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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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요.
남의 얘기 같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바로 대다수의 '우리들', 아니 내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가 합니다.

옛부터 '열두 가지 재주있는 사람 끼니걱정'이라고,
모든 일을 취미같이 했을 때의 한계가 아닌가 합니다.

일은 일같이, 직업은 직업같이 최선을 다해서 꾸준하게 전념했을 때,
그 분야에서 장인소리도 들을 뿐더러 최고가 될 수 있는 법입니다.

지금은 '열두 가지 재주있는 사람'이 필요한 시대가 아니고,
전문적인 '한 가지의 재주'있는 사람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바로, 그가 "꾼"이요, "쟁이"입니다.
이른바 "전문가"의 시대입니다.

030126.

가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