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장

가슴 따뜻한 이야기...

-gajago- 2009. 11. 7. 14:34

한 소년이 있었다.
그는 집안이 너무 가난한 관계로 중학다닐 나이에 학업도 포기하고 빈손으로 서울로 올라왔다.
하지만 도회지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시골 소년... 무얼 할 수 있을까?
어디 일자리도 제대로 있을까... 여기저기 일자리를 찾아 봐도 써 주는 데가 없다.
그렇게 며칠을 굶다시피하니 세상이 아무것도 안 보인다.

그러다 어느 조그만 인쇄소에 들어갔다. 일자리를 구하려고...
사정얘기를 하니 사람 좋게 보이는 인쇄소 사장이 자장면을 시켜준다. 게눈 감추듯 먹었다.
앞으로 여기(인쇄소)에서 지내며 일 하란다. 중학도 다니란다. 얼마나 고마운지...

그렇게 해서 한달 지났다. 봉급도 탔다.
하지만 사환수준인 어린 소년의 봉급이야 얼마나 될까.
어려운 시골에 조금 보내고, 중학을 가기위해 약간을 저축하니...
끼니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 앞으로 어떻게 생활한다?
해서 남은 돈으로 라면 한 박스를 샀다. 그걸로 한달을 버텨야 한다.
하지만 라면 한 박스로 얼마나 버틸까.

20여일 조금 더 지나니 벌써 바닦이다. 몇 개 안 남았다.
'휴~ 봉급날까지 어찌 버틸까?'

그러던 어느 날...
사장이 소년에게 심부름을 시킨다. '**가게에 좀 갔다 오너라'
다녀 왔다. 그리고 그 날 저녘...

라면을 끓이려 박스에 손을 넣으니...???
이상하다? 라면이 세 개 남았네? 분명 아침에 세 개였는데?
그 중 하나를 먹었으니 두 개일텐데? 내가 잘 못 봤나? 하지만 분명히 세 개였다.

다음 날 낮... 
사장이 또 심부름을 시킨다. 갔다 왔다. 그리고 저녘...
박스안엔 라면이 두 개가 있다. 진짜 이상하다.
엊 저녘 세 개중 하나를 먹고, 오늘 아침 하나를 먹었으니 하나밖에 없어야 되는데?

그 다음 날 아침... 이제 없다. 나머지 하나마져 먹었다.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온다. 추적추적...

점심을 먹고 나서(점심은 제공한다) 사장이 또 심부름을 보낸다.

소년은 심부름을 가는 척 하고 창밖에서 안을 들여다 본다.
안에서 사장이 밖의 동정을 살피더니 라면 하나를 소년의 라면박스에 넣는다.

소년은 울고 있었다. 비를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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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큰 사람이로군. 인쇄소사장은... 후~

 

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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