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아빠는 취기가 있는 날이면 늘 쭈그러진 사과를 사옵니다. 송이엄마는 그때마다 화가 납니다.
그러나 송이엄마의 성화에도 아랑곳 하지않고 송이아빠의 못난 사과 사들이기는 계속 됩니다.
급기야 송이엄마가 어디에서 샀느냐고 다그치자 송이아빠가 말했습니다.
"알고 사는거야. 맨 정신에 그런 사과를 어떻게 사겠어. 팔고싶어 내 놓았을텐데
누군가가 그 사과를 사주지 않으면 그가 그 사과를 먹어야 해. 우리에겐 쭈그러진 사과지만
그 사람에겐 밥이야. 그리고 밥은 생명이고..."
가족을 잃고 실의에 빠져 있던 그가 교우들의 도움으로 리어카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웃이 심어준 사랑의 별을 송이아빠는 온기로 가꾸어 왔던 것입니다.
한 아파트 근처에 있는 세탁소에 불이 났습니다. 다행히 사람은 다치지 않았습니다.
며칠 뒤 아파트 벽보에는 사과문이 나붙고 옷을 맞기신 분은 신고해 달라는 회람이 돌았습니다.
그런데 아파트 주민들에게 회람이 도는 중에 회람 몇 번째 칸에 "아저씨, 저는 양복 한 벌인데
받지 않겠습니다. 그 많은 옷을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용기를 내세요."
라는 말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 말 한 마디는 칠흑의 가슴에 별이 되었고, 그 아파트 주민들은 아무도 배상을 받지 않겠다고
나섰습니다.
누군가는 '얼굴없는 천사'가 되어 금일봉을 전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돕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했습니다.
얼마 뒤 아파트 게시판에는 다시 한 장의 감사문이 붙었습니다.
"주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월남전에서 벌어온 돈으로 어렵사리 꾸려온 삶인데 제 실수로 잃고
말았습니다. 다시 일어나 그 은혜에 꼭 보답하겠습니다."
송이아빠와 그 아파트 주민, 직접간접으로 사랑에 동참하는 사람들은 모두 별을 가꾸는 지구가족입니다.
<언제나 우리는 문 앞에 서 있다>. 오정순, 세손
월간 "좋은생각" 99년 12월호에서...
그렇지요?
지금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그게 바로 당신일는지도 모릅니다.
2001-08-30
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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