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수탉

-gajago- 2010. 2. 10. 20:20

혹시? 보셨나요? 신영식·오진희의 고향 이야기,  "짱뚱이의~ " 시리즈의 만화를... 
우리 어렸을 적의 그 모습들이 어찌나 세세하게 묘사가 돼 있는지... 
근래 아주 재밌게 본 만화책(^ ^) 입니다. 

 
아래 글은~ 
오진희님 글, 신영식님 그림의 만화 "짱뚱이의~" 시리즈 3편의 한 대목이다. 
주인공 어린 짱뚱이의 눈에 비친 닭에 대한 기억과 그 닭을 잡아 먹게 되는 과정의 안타까움을 그린... 
그러나 이 글을 올리는 이유가 짱뚱이의 눈에 비친 내용도 이쁘지만, 
그 장닭과 똑같은 닭이 나 어렸을때 우리집에도 있었기 때문이다. 
아주 사나운... 수닭이... 

그럼 함 가 볼까? 


 
우리 꼬끼는 아주 특별한 장닭이었어요. 
빛나는 붉은 날개와 번쩍이는 깃, 
바닷속 청록빛의 멋들어지게 늘어뜨려 있었구요. 
젤로 컷어요. 

나는요, 가끔씩 생각했어요. 
우리 꼬끼가 백 년을 살면 어느날 공작새나 봉황으로 변할지도 모른다고요. 

그리고요, 정말정말 특별한 건 우리집 조남이(개)가 환이네 검둥이하고 싸울 때였어요. 
늘 우리 조남이에게 꼼짝 못하던 검둥이가 그 날은 갑자기 조남이에게 덤벼들었어요. 

그런데 우리 꼬끼가 어깨를 쳐들고 검둥이에게 다가가더니 검둥이를 쪼아대기 시작했어요. 
정말 신나는 한 판이었어요. 

환이 엄마가 검둥이의 깨갱거리는 소리에 달려나와 물을 끼얹어서 간신히 말렸어요. 
그일 때문에 우리 꼬끼는 더욱 유명해졌고요. 

나는 우리 꼬끼에게 엄마 몰래 고추장을 먹였어요. 
봉식이가 그러는데 쌈닭을 만들려면 고추장을 먹여야 된대요. 

꼬끼는 온 동네 장닭들 중에서 가장 잘생기고 싸움도 잘 했어요. 
지난 여름 엄마가 파리가 들끓는다고 다른 닭들은 다 잡아먹었을 때도 꼬끼만은 그냥 뒀어요. 
꼬끼는 조남이랑 같이 우리 식구였어요. 






언니가 그러는데 꼬끼는 안잡힐려고 도망가다가 똥통에 빠졌대요. 

다행이 통이 얼어 있어서 아빠가 끄집어 냈대요. 

어른들은 알 수 가 없어요. 
그렇게 예뻐하다가 잡아먹다니... 
개도 닭도 염소도 송아지도요. 

나는 꼬끼가 너무 불쌍했어요. 
조금만 더 있으면 공작새로 별할지도 모르는데... 

"꼬끼야~ 꼬끼!"  ㅠ. ㅠ. ㅠ... 







 
내가 어렸을때(한, 대 여섯살쯤? 아니 초등학교 저학년?)에 
우리집에도 위의 닭과 같은 멋지고 사나운 수탉이 있었지요.
개도 이길 정도의... 

요 녀석이 한 낮이면 (우리고향, 잔둥밑)행길로 나갑니다. 
때마침 학교에서 돌아오는 어린 학생들... 
떠억~ 버티고 있는 그 녀석 때문에 더 어쩌질 못하지요. 

그러다 하나가 객기로라도 길을 지나가려 하면 쏜살같이 내닫습니다. 꼭꼭꼬~ 

그럼 그 친구는 혼비백산... "엄마야~" 

이런 닭이었지요. 
그 녀석은 주인은 알아보더군요. ㅎㅎㅎ 
그놈 때문에 목에 힘주던 때도 있었답니다. 

020105..

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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