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지가 물이 오르기 시작했고, 형형색색의 온갖 봄꽃들이 앞을 다투어 피어난다.
역시 봄은 봄이요, 생동감이 넘친다. 화려하다.
사람들의 얼굴에도 和色(花色←이게 낫겠다^^)이 돈다.
남녘에서 유채꽃, 동백꽃, 매화의 花信들이 앞 다투어 소식을 전하더니 고개를 돌려보니 어느 새 샛노란 개나리가 길거리와 집집의 담장을 장식하기 시작했다. 그 뒤를 벚꽃들이 이을테고...
산 중턱엔 미처 물이 오르지 못한 나무들 사이에 붉은 진달래가 점차 세력을 넓혀 간다.
산수유꽃와 생강나무꽃도 노랑병아리 마냥 오밀조밀한게 앙증맞다.
너·나 없이 밖으로 나오라고 유혹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이렇게 '꽃'에 빠져들까?
꽃은 빛이다.
새벽녘의 여명처럼 서서히 열리는 '밝음'이다. 겨우내 음습했던 어두움을 몰아낸다.
두터운 외투를 벗긴다. 무거운 어둠이 가벼운 밝음으로 변한다.
서서히 열리는 광명처럼 꽃들도 개화해 나간다.
그것들이 사람을 들뜨게 하며 가벼운 흥분을 느끼게 한다.
꽃은 생명이다.
움터오는 새싹도 생명이지만 꽃이 보여주는 생명은... 性(섹스→잉태)스런 생명이다.
거기에서 종족번식의 작업이 은밀히 이루어진다. 무수히 많은 새 생명을 만든다.
따라서 꽃은 섹스다.
그래서 꽃들은 모양도 아름답지만 매혹적인 향기까지 지니고 있다.
의식했던 의식하지 못했던 그러한 것들이 우리의 시선과 마음을 사로 잡는다.
종족번식의 본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이끌어 내고 불러 세운다.
자연의 생명이 태동하듯 사람의 힘찬 삶의 의욕을 자극한다.
꽃은 아름다움 그 이상의 것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가을의 풍성한 수확을 위한 준비를 일깨워준다.
020331..
가자고...
4월 입니다.
누군가는 잔인한 달이라 했다지만, 아름다운 꽃의 정령들이 벌과 나비를 유혹하여 가을을 준비하듯,
우리도 가을을 대비하는 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하겠군요. 일년 농사의 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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