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유형(1, 2)
부제: 입장의 차이?
-말장난? 글쎄... 그런것 같기두 한데... 어쨋든 가자고, 가 보자고...^^-
기다리던 전철이 왔다.
당역 始發열차라 '터엉~' 비어있다. 줄지어 기다리던 사람들...
문이 열리자 밀물처럼 빨려든다. -여기에서부터 생각이 갈린다 ^ ^-
<유형 1>의 생각
'우당탕탕' 서로 자리를 차지하려 난리다. 기껏 줄서 있던게 무색하다.
의식도 없이 자동적이다. 신기하다. 재빠른 사람들이 자리를 다 차지한다.
위 아래가 따로 없고 남녀가 따로 없다.
어쩌면 저럴수 있을까?
좀 더 편해 보고자 기를 쓰고 돌진하는게 안쓰럽고 한심하다.
어린애들도 아니고 나름대로 사회적 지위도, 연륜도 한낱 거추장스러운 장식이다.
체면도 없고 부끄러움도 모른다.
모르겠다.
약아야 -이런 표현이 맞는지 조차 모르겠다- 하는지...
그걸 못마땅히 여겨야 하는지...
세상을 저렇게 살아야 하는게 정답일까. 열차의 시발지이나 이미 자리는 없다.
굼뜬 사람들은 하릴없이 서있다. 약삭빠름을 못 마땅히 여기는 사람들도 그냥 서있다.
어쨋든 자리에 앉은 사람은 별일 없는 한 목적지까지 앉아간다.
그러나 거기엔 약간의 기술이 필요하다.
앉은 사람의 표정은 제각각이다.
아무렇지 않은 것 같지만 머리속은 복잡타. 잔머리를 굴린다.
머리가 많이 아플거다. 혹여, 노약자라도 앞에 올 까봐 안절부절 하는게 보이는 듯 하다.
'헹~ 어떻게 쟁취한 자린데... 걍 자자' 자는 척 한다.
그러나 눈을 감고 있다한들 잠이 쉬 올까.
자지도 않으면서 앞은 아예 볼 생각을 않는다. 아니, 볼 염두를 못낸다.
일말의 양심이 그걸 제어한다.
그러다 혹시 늙으신 자신의 부모님이라도 앞에 서 있다면???... 궁금해 진다.
아마 몸이야 편할지 몰라도 마음만은 편치 않으리라.
꼭 그러고 싶을까.
그냥 원래 서있던 줄의 순서대로 타고 또 자리에 앉으면 안될까.
그들이 유치하면서도 불쌍하게 보인다.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 같다.
불쌍한 사람들...
<유형 2>의 생각
흐유~ 간신히 자리를 잡았다. 오늘은 좀 편히 갈 수 있겠다.
날마다 지옥철로 출퇴근 한다는게 너무 힘들다. 그래도 오늘은 운이 좋다.
재빨리 돌진해도 자리잡기 어디 그리 쉬운가.
많은 사람들이 -앉은 수보다 더 많은- 우두커니 서 있다.
얼핏보니 아쉬워하는 사람도 있다. 또 못마땅해 하는 이들도 있겠지.
굼뜬 사람들... -또는, 저 잘났네 하면서 뒤전에 있는 사람들-
그렇게 굼떠서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까. 평생 남 뒷구녕만 쫓기 십상이지.
그런 사람은 전투력을 상실한 사람이 아닐지...
혹, 첫 전투(?)부터 이미 지고 들어가는 인생이 아닌지...
모르겠다. 하지만 평생 남을 이겨본 적은 없으리라.
남과의 경쟁에서 이겨 본적도, 이기려는 의지조차 없는 빈약한 정신의 소유자들...
그래서 아예 싸울 생각도 않고 남을 시기만 하는 불쌍한 사람들...
혼자만 고상한 척 하지만 그들의 인생은 어떨까.
그냥 그대로 그렇게 물결치는 대로 흘러온 건 아닐까. 결국은 모든 곳에서 겉돌고 있는 건 아닐까.
주제도 모르는 인생이다. 아니, 주제를 너무 잘 알아 탈이다.
남들과 경쟁할 의지도 없는 인간이라는 스스로의 주제를...
그러면서 의연한 척 하는 건 스스로를 속이는 자기기만이요, 위선이 아닌가.
한심한 '인생의 표상'에 다름 아니다.
왜 남들과 경쟁해서 이길 생각을 못하는가. 겁쟁이다. 질 걱정부터 한다.
그래서 뒤 처진다. 슬그머니 뒤로 빠진다. 그러며 남을 욕한다. 약삭빠르다고...
그러나 내가 약삭빠른게 아니라 제가 못난거다. 그래서 세상을 어찌 살려는지 안타깝고 불쌍하다.
평생 그렇게 살아 보라지. 그들의 인생의 끝이 이미 보인다.
ㅎㅎㅎ 각자가 생각이 너무 많아서 탈이로구나.
그냥 그게 사람사는 모습이려니 하면 될 것을...
사람이란 이런저런 유형을 다 갖고 있지 않을까.
이게 어느 특정한 사람이 아니라 우리들의 일반적인 모습이 아닐는지...
나 역시 이럴때도, 저럴때도 많은데...
사람이란 워낙 복잡한 동물이라 어는 한쪽으로만 치우치진 않을 것이다.
적당히 부끄럼도 알고 적당히 당당함도 즐기고, 적당히 뻔뻔하기도 하며 적당히 양보할 줄도 안다.
그러는 너는?
나? 음...
"유형1+ 유형2= 나" 라는 공식이 성립되는군. 헐~
2002-04-29.
가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