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장

경춘선 야간 열차 1부

-gajago- 2010. 6. 4. 18:36
지난 주말(9/28~29)...
가족과 함께 춘천에 다녀왔습니다. 경춘선 열차를 타고...

오랫 만에 열차를 타니, 아니 탈려고 청량리역에 도착하니 많이 설렙니다.
역 대합실엔 저마다 자기만을 봐 달라며 삐잉~ 둘러 싸인 광고판 하며, 각양각색의 사람들...
연신 시계를 보며 초조해 하는 사람들, 누군가를 열심히 찾는 듯 두리번거리는 사람들...
대합실 간이 의자에서 무슨 얘긴지를 재밌게 하는 사람들...
다소 소란스러운 듯한 분주함이 넘치는 청량리역 대합실...
제각기 나름의 여행의 이유는 있겠지만 그러나 대체적으로 들뜬 듯 상기된 표정들이 재미있습니다.
내 기분이 그래서인가?
 
우리는 언제부터 열차를 잊고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에는 열차보단 각자의 교통편(자가용 등)으로 여행을 하지요?
그러다보니 단체보단 개인적으로 흐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아주 익숙한 광경들이 왜 이리 생경해 보이는지...
아, 옛날(80년대 초)과 다른 점은 있더군요. 우리가 열차를 이용할 때는(호남선 완행: 영등포→ 김제(와룡),
주로 자정넘어 출발, 이른 아침에 도착-) 주로 30~50대 이후의 늙수구레한 사람들이 많았었는데,
지금은 경춘선이어선지 거의 20대 초반의 싱그런 학생들...

이리저리 한 30여분을 기다려 열차를 탔습니다.
식구는 넷인데 나만 홀로 앉았지요. 식구들 뒷자리에...
-그렇지요? 열차는 좌석이 고정식 2인용 인 관계로 따로 앉을 수 밖에...-
혹시나 하는 약간은 집사람에게 미안한(?) 기대를 하며... (ㅎㅎ 도둑놈~)
그러나 옆 좌석엔 이미 연신 휴대전화길 붙들고 열심히 얘기만 하는 시커먼 총각(대학생)이 자리잡고 있고...
하기사... 어여뿐 이성이 앉았던들 무슨 작업이 가능할까. 앞 좌석엔 처자식들이 있는데. 끌~
하지만 여짓껏 그런 행운은 없었습니다. 열차에서든, 고속버스든... 지지리도 복도 없지... ^ ^

얏든, 그렇게 춘천으로 가는데... 왜 이리 심심할까. 무료하기 그지없다.
옛날엔 으례 그러려니 하고 대 여섯시간을 열차로 많이도 다녔건만,
이제는 짧은(한 시간 사십분 정도) 거리도 왜 이리 지루한지.
그러고보면 나도 열차로 다니던 20여년 전으로 돌아가기는 틀렸나보다.
이미 문명의 이기에 젖어버린 몸뚱이는 괜히 열차를 탔다는 후회만 하고있다.
승용차로 가자는 걸 멀미난다고 열차를 타고 가자던 작은 놈을 원망하기도 했다.
(허기사, 차 끌고 가면 술을 마시지 못한다는 이유로 은근히 새랑이의 의견에 동조했지만서두... 아빠 맞아? 헐~...)
시커먼 차창엔 못생긴 얼굴(나)이 한심하다는 듯 날 빤히 바라본다.

그래서 그 짧은 거리(?)를 지루함에 몸부림치며 무사히 도착했다.
어휴~ 겨우 다 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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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길은 2부에...
 
020930..
가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