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장

가족의 의미

-gajago- 2010. 9. 8. 23:22
어제, 티비 채널을 돌리다 아주 흥미로운 프로를 봤다.
개그맨 윤정수가 낯선 땅 몽골을 헤매는 장면을...

처음 본 프로라 전체적인 내용도 모른 채 낯선 이국을 보는 장면도 흥미로웠고,
밤 10시가 돼야 해가 진다는 몽골의 자연환경도 흥미로웠다.
내용을 보니 윤정수(촬영팀)가 스물 몇 시간을 달려 어디를 찾아가나보다.
여기 한국땅에 취업차 들어와 있는 한 몽골여성(을지)의 고향집을 찾아가는 길이다.

칠흑같이 어두운 깊은 밤에 시골의 진흙길에서 차량은 푹푹 빠지고 움직이지도 못하고...
어떤 이들의 도움으로 겨우 차를 빼냈지만 캄캄해서 뵈지않는 낭떠러지 옆길을 아슬아슬 지나가고... 
그리하여 천신만고 끝에 도착한 어느 마을... 바로 주인공 '을지'의 고향 마을.
길을 물으려니 그곳 사람들은 낯선 이방인들을 경계하는지 도망치듯 달려 사라지는 것도 흥미롭다.

그렇게 어렵사리 찾아간 그 곳, 을지의 집. 을지의 가족들...
돈을 벌러 먼 이국땅에 가 있는 딸과 동생, 누나가 보고 싶어 눈씨울이 뜨거워진 을지의
엄마, 언니, 남동생들...
그리고 그 가족들의 눈물겨운 사연...

촬영팀들은 거기에서 을지의 어머니를 모시고 돌아와 반가운 해후를 연결해 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촬영팀의 귀국 후...
성남의 '외국인 노동자의 집'... 을지와 그녀의 엄마의 해후를 주선하는 자리다.

사회자(박수홍)는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서인지 모녀의 만남을 질질끈다.
오늘의 만남 때문에 을지가 지난 일주일을 잠을 못 이뤘다는 사실을 모르는 걸까?
우리(해당 프로그램)가 모녀상봉을 위해 애썼으니 이 정도의 지연(장난?)은 할 자격은 있다는 걸까?
아니면... 
아무리 극적상황의 연출을 위해서라지만 너무 잔인하다.

어쨋든... 모녀 상봉은 이루어지고...
두 모녀의 반가운 해후에 이어지는 기쁨의 눈물...
서로 얼싸안고 몽골말로 감격해하는 모녀...

거기에... 모인... 수많은 외국인 노동자들...
국적(태국, 방글라데시, 필리핀, 파키스탄 사람들 같다)도, 얼굴 생김새도, 말도 전혀 다르지만,
얼핏얼핏 카메라가 비추이는 그들도... 그들도 이미 울고 있다.
방송을 보는 나 역시...

여기서 서로의 말이 다른들 무어 대수랴.
이미 상황이 그렇고, 모녀의 상봉이 그러하며, 그녀들의 눈물이 그러한데...

또한, 그들 각자는 각자가 이미 자신의 가족을 만나고 있음에야...
그들의 표정속에는 이미 각자의 가족을 들어 있다.
두고 온 고향과 사랑하는 부모, 처· 자식들... 각자가 그들을 만나고 있는 것이다.

어려운 타국 생활에의 서러움, 고달픔이 가족의 만남으로서 눈녹듯 사라지는...
아니, 일시적이나마 잊고 감격해 하는 것이다.

서로에게 힘을 주는 가족의 의미...
그러한 사랑을 안고 머나먼 이국에서 더러는 당국에 쫓기며, 또는 땀을 흘리며 살아가고 있다.
그 사랑으로 모든 걸 이겨내고 있는 것이다.

나와 내 가족들...
그들이 존재하므로써 서로 의지하며 어려운 세상살이에 힘을 내고 있는 것이다.

고마운 사랑하는 가족들...

지난 6/15일, mbc-tv에서 방영(재방송을 봤음)됐던 프로,
'아시아, 아시아'의 "느낌표!"를 보고...

030617..
가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