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러시아는 내년부터 남쿠릴열도 주변수역에서 제3국의 조업을 금지시키기로 잠정합의를 하고, 9일부터 열리는 두 나라의 차관급 협의에서 세부조정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에 얽혀있는 관련국가의 치열한 이해대립 양상을 감안하면 일-러 간의 급속한 접근은 `밀약적' 성격이 짙다고 할 수 있다.
분쟁은 그 동안 일본쪽의 영유권 주장과 러시아를 포함한 다른 국가들의 어업협력 주장을 2개의 대립축으로 해 전개돼왔다. 일본은 2차대전 종전과 함께 러시아가 관장하고 있는 남쿠릴열도 4개섬을 `북방영토'라고 지칭하며, 제3국이 이 지역에서 경제적 행위를 하는 것을 모두 영유권 침해로 보며 반발해왔다. 꽁치잡이 문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영유권 분쟁과는 아무 상관이 없으며, 순수한 어로업협상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일-러 합의가 마무리된다면 우리 어민들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꽁치의 약 40%가 쿠릴열도 수역에서 조달돼왔다. 우리는 일본이 역사적 배경으로 보아 남쿠릴열도 4개섬에 대해 보이고 있는 집착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한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영유권 분쟁과는 관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는데도 산리쿠어장에서의 한국 어선 조업을 일방적으로 막고, 러시아의 손실을 보전해준다는 구실로 거액을 지불함으 로써 쿠릴열도 주변의 제3국 조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려드는 것은 지나치다고 본다. 자신들의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돈으로 러시아를 묶는 것은 논리의 자가당착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러시아의 움직임도 외교적 신의와는 거리가 먼 행동이다. 꽁치잡이 문제와 관련해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관련국가들이 수시로 말을 바꾸면서 자국의 국가이익을 철저하게 추구한다는 점이다. 우리 정부도 그 동안 정세를 안이하게 보았다는 점을 반성하고 외교력을 전면 가동해 어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
'누락분' 카테고리의 다른 글
gajago의 메거진 '우리들~' 스톱... <-- 아쉬운 "일단정지" (0) | 2011.06.23 |
---|---|
그 아비에 그 아들... (0) | 2011.04.13 |
"미쳤나 보다." (0) | 2011.04.13 |
10 센티 짜리 자 / 남도 나를 잰다 (0) | 2011.04.13 |
충신이란 아름다운 것 (0) | 2011.04.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