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장

2005 드림파크 국화축제

-gajago- 2011. 6. 23. 20:22

가을 속으로...
 
가을 들어 나라곳곳에 각 지방 나름의 특색있는 축제들이 사람들을 밖으로 밖으로 불러내고 있다.
여늬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이런 유혹에 그리 초연하게 버틸 명분도 없거니와 또한 '더워서,
또는 여유가 없어서...' 라고 버티기엔 요즘의 날씨와 그 축제들의 유혹이 너무 강렬하여서 그럴 의사도
전혀 없던 나는 단군할아버지께서 '하루 푹 쉬라...'고 일러주신 10월 3일 개천절날 이웃 학부모 가족과
집을 나섰다. 간단한 먹거리를 준비하여...
목적지는 김포쓰레기 매립지에서 벌어지는「2005 드림파크 국화축제」...

막 출발 하는데 빗방울이 돋는다.
애들과 애들엄마들이 투덜거린다. 놀러 가는데 비 온다고...

「우리 쉬는 날 만 비가 와.」
「맞아, 지난 번 산소갈때도 그랬는데...」

내가 한마디 변명아닌 변명을 한다. 오늘은 날이 날이라서 그렇다고...
바로 "開天節..."
하늘이 열렸는데 비가 안 올 턱이 있느냐고...

내 기억엔 꼭 개천절만 되면 비 내렸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고 많이 내리지는 않으면서 바로 지금처럼 조금씩... 열이면 일곱 번은 내렸던 것으로 기억된다.
작년에도 내렸던 기억이고...

어쨋든 이러저러해서 목적지에 도착했다.
의외로 사람들이 참 많다. 일기가 불순하여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하기사, 이래야 놀러 온 기분이 나지않나 싶다. 사람도 와글와글, 먹거리도 풍성...

주차하고 들어 가면서부터 다리위에 덩쿨식물로 아치형으로 만든 입구에 '우리의 것'들이 우리를 반긴다. 요즘 잘 볼수 없는 수세미외-우리 어렸을때는 이 수세미외로 설걷이를 했다-부터 익으면 빛깔도 이쁜 오돌톨톨한 여주, 하얗고 앙증맞은 박, 그리고 방울 토마토...

다리 건너 앞을 보니 본 행사장인 것 같다.
큰 건물 사이에 수 많은 인파들과 하늘에 둥둥 떠 있는 애드벌룬...
그러나 우리는 본 행사장으로 가지 않고, 다리 건너 물레방아가 돌고 있는 우측으로 돌기로 하였다.
그리 크지는 않지만 아름답게 펼쳐져 있는 생태연못 쪽으로... 

-호수라 하기엔 작고, 연못이라 하기엔 좀 큰 듯한-

거기엔 수련이 고운 자태의 꽃을 피우고 있고, 꽃은 없지만 우산처럼 큰 연잎이 수련사이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다.
또 방사형의 마름물 위를 덮고 있다. -이 수초는 '마름'이라는 열매가 열리는데 삶아 먹으면 밤보다 더 밤같은 맛이다-

그 수초들 사이에 잿빛 하늘이 거울처럼 비추이고, 비추인 하늘 속에는 구름이 떠 다닌다.
물가에는 줄과 갈대가 가을 바람에 서걱이고, 창포가 곳곳에서 물에 칼날같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물위엔 청동오리와 오리들이 한가롭게 노닐고, 잠자리들이 꽁무니 담굼질을 반복한다.

연못 우측을 끼고 올라가니 키 큰 은빛의 억새가 우리를 유혹한다.

물 흐르는 水路의 억새밭인데 징검다리를 놓았다.
그 억새속으로 들어가니 가을속으로 빠져 든 느낌이다. 영화 속에 들어온 것처럼 환상적이다.
몇 장의 사진도 찍었다.   

더 우측의 도로 건너편엔 넓다란 코스모스밭이 있다.
지금은 꽃을 볼 수 없는데, 꽃이 한창일 때는 또 다른 장관이 연출되겠다. 코스모스 축제를 열 수 있을 정도로...

호수(연못)를 왼쪽으로 끼고 도니, 그 곳은 그 곳 매립지에 식재되는 각종 花木들의 묘목터이다.
수 많은 묘목들이 나중에 자기자리에 심겨지길 기다리며 싱싱하게 자라고 있다.

해당화, 자귀나무, 메타세퀘이어...
이름을 아는나무, 모르는 나무 등등...

거기서 아주 신기한 장면을 목격했다.

메리골드의 꽃송이에 덤벼드는 얼핏 나방으로 보이는 좀 큰듯한 곤충 한 마리...
-자세히 보면 아닌 것도 같은... 어느 학생 하나는 벌새같다 했다가 더듬이가 있는 걸 보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했고...- 
신기해 카메라폰에 담으려 했는데 시원치 않았다. 
 
이리저리 돌다가 본 행사장으로 진입하니 완전한 국화 세상...
온갖 이름으로 붙여진 품종의 국화들로 만들어진 수많은 작품들...
거기엔 대한민국도, 공룡, 코끼리, 낙타, 사슴도... 다 있었다.
순수한 국화만으로 만들어진 작품에서부터 여러 식물들과 소품들이 어울려 멋진 조화를 이뤄 낸 모듬작품까지...
그리고 기기묘묘한 모양의 기상천외한 분재작품까지...
수많은 작품들 속에는 그 작품들을 만들어 낸 주인공들의 땀과 정성이 고스란이 녹아있다.

오랫만에 눈이 그야말로 호강하는 그러한 날이었다.
언제 또 이러한 구경을 할 수 있을까.

아무든 온갖 쓰레기 더미에서 이러한 친환경적인 생태환경과 꽃잔치를 벌여 준 수도권매립공사 관계자들이 고맙고, 쓰레기 더미가 이러한 멋진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게 신기하기만 하다.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은 여러 수목들을 식재한 곳을 보니 식물들의 이름이 없는 곳이 많았다.
이왕 이렇게 개방해서 여러 사람에게 보여 줄 요량이었으면 행사 전단지에 표기된 말-친환경 자연학습장-처럼 말 그대로 학습공간이 될 수 있게 신경을 썼으면 좋았을 것이다. 
낯은 익지만 이름을 모르는 식물이 많았다는 것은 노력을 한 만큼보다 준비가 부족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한가지...
이 축제를 9/28~10/9까지 한시적으로 하는 걸-행사보조원에게 물어보니 행사 기간만 개방한다 했다-

알고 있는데, 국화축제야 한시적으로 한다 하겠지만 ,『드림파크』자체는 연중 계속 개방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욕심이다.
오늘 둘러보니 생태연못 주위는 수시로 찾아 와 마음도 식히고, 자연의 숨소리를 함께 느껴 볼 수 있는 곳으로 제격이지 않은가 싶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드림파크 국화축제의 목적에 명시한 것
-시민들에게 새로운 볼거리 제공,
-매립지를 자연친화적인 시설로 가꾸어 매립지 인식 전환
처럼 되기 위해서는 사시사철 개방, 시민들의 휴식처 및 자연학습장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051008..

가자고...

그날 찍은 사진은 담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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