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장

마니산... 그 '신화속으로...'

-gajago- 2011. 7. 5. 19:44

 

몇년 만의 발걸음인가. 오륙년? 칠팔년???

실로 오랫만의 마니산 산행이다. 약 400여 미터...(해발 465m던가?)
이 정도야 우리같은 나이엔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높이...
약간의 숨가뿜, 그리고 다리의 뻐근함... 흐린 날씨 관계로 땀은 별로 나지 않는다.

계단코스로 오르고 있는데 7부능선 정도(氣가 세다는 곳을 지나서) 오르니 발밑이 온통 하얗다.
날씨가 맑은 땐 멀리 산 아래와 바다가 보이련만 습도가 높으니 우유빛 雲海가 발아래 가득하다.
자칫 발이라도 헛디디면 끝없이 끝없이 안개속으로 잠길 것 같다.

 

바람에 따라 운무가 능선을 넘다든다.

참으로 신비로운 풍경이다.

정상...
참성단에 오르니 출입구를 폐쇄해놨다. 안내문을 보니 연말연초에만 개방 한단다. 시설물 보호를 위해...

 

이 사진들은 2011.10월 가을사진들이라

글 쓸 당시(06.05.22)의 해무가 낀 풍경과는 다름.

 

 

철책으로 둘러싸여 출입이 통제된 참성단을 보며 너무한다 싶으면서도 우리 스스로의 잘못으로 인한 결과

이니 누구를 탓하겠는가라고 생각에 씁쓸하다.

이 사진 당시(2011.10월경)엔 개방 됐었음.



 

일행의 발길을 淨水寺(함허동천)쪽으로 틀었다.

이쪽이 더 절경이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채 위태로이 서 있는 바위들의 모양새가 장관이지만 거기에 해일처럼 끊임없이 밀려드는 축축한 뽀얀 안개가 단군성조때 신화속의 한 장면처럼, 또는 西域으로 불경을 구하러 떠나는 서유기의 손행자(손오공) 일행이
마귀들과 마딱뜨릴 법한 그 장면처럼 신비로움에 감탄사가 절로난다. 이런 때는 호리병을 차고 손에 파초부채라도 들고 있는 마귀들이라도 만날 법 한데...^^

세상 똑같은 산은 없다더니...

어느 산의 어느 바위나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존재한다더니...

정상에서 정수사코스로 바위능선을 타다보면 그 말을 실감한다.

 

 

 

위험하지만 날카롭지 않은 부드러운 선을 가진 수많은 바위들...


마치 덩치 큰 초식공룡의 어금니처럼 넓직하게 늘어선 바위들을 따라 끊어질 듯 이어지는 등산로 위를 넘실넘실 넘나드는 구름안개(해무)가 꿈속인 양 아련하다.-소요산의 칼바위 능선은 육식공룡의 송곳니같지 않은가? 소요산 소묘 -

 

운무에 묻혀 지척을 알수없는 바위능선 바위틈에는 억겁의 세월을 온 몸으로 견뎌 낸 멋진 소나무들이 '넓직한 뜰'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정원수로 욕심이 날 법한 모습으로 운치있는 자태를 뽐낸다.


짙은 해무가 만들어 낸 투명하고 영롱한 이슬방울을 매단 푸른 솔잎들이 아주 생기있다. 건강하다.

마니산 산행의 백미라 할만한 구간과 그에 걸맞는 풍경(주위를 온통 휘감고 흐르는 雲霧)이었다.

그 신비로움에 신화속을 휘적휘적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내닿듯 바위를 타 넘고 넘어 멋진 바위마다 풍경마다 감탄사를 獻詞하고
그 자태에 경외감마져 느껴 한참을 빠져있다가........ 정수사쪽으로 내려왔다.

이런 맛에 산을 찾고 또 찾는 모양이다.

오늘같이 흐린 날씨에 그에 걸맞는 그림에 흠뻑 취하다 내려왔지만, 날씨 좋을 땐 서해바다를 조망하는

또 다른 멋진 그림을 선사하리라.

덤으로 얻은 코스하나...

정수사에서 내려오다가 함허동천으로 빠지는 샛길 또한 놓치기 싫은 산책로였다.
물이 흐르는 계곡은 평평한 암반으로만 이어진 물길이 인상적이고...

060522..

가자고...

 

덧붙임~

이 사진들은 2011.10월 가을사진들이라

글 쓸 당시(06.05.22)의 해무가 낀 풍경과는 다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