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장

무의도 트래킹

-gajago- 2011. 7. 5. 20:33

 

무의도에서의 원래의 목적은 산행(호룡곡산에서부터 국사봉, 당산까지)이었다.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는 차에 회사 동료들과 의기투합하여 결행을 한 무의도산행이었다.

06/6/28일.
인천공항에서 무의도행 버스(여객청사 3층 6번게이트에서 시간마다 있다. 매 시 20분에 출발)를 타고
잠진항에 도착하니, 짙은 물안개가 두터운 장벽을 치고있다.
날이 맑을 땐 바로 손 뻗으면 다을 듯 보이던 섬이 무룡호 너머 희미한 실루엣으로만 보여진다. 
그렇다보니 무의도의 이름만큼이나 신비롭게 보여진다.  

배에 오르니 수십 마리의 갈매기들이 사나운 눈을 부릅뜨고 먹이를 달라고 아우성이다.
여기저기에서 승객들이 과자등을 던져주지만 그러한 재미에 저들의 야성이 사라지지 않을까하는
걱정아닌 걱정을 하릴없이 해 본다.

바다건너 도착하니 실로 순간이다. 배가 뱃머리를 트는가 싶더니 벌써 내릴 때가 됐다.  "허! 참~"
갑자기 안개도 사라지고 날이 맑게 개었다. 전혀 다른 세상같다.

처음 발 내딛는 무의도...
슈퍼겸 안내소에서 숨을 돌린다. 후덕하게 생긴 슈퍼아줌마가 이것저것 설명해준다.

島內버스를 탔다.
기사아저씨와 이런저런 얘기하다보니 호룡곡산 산행의 시작지 샘꾸미 선착장 동네에 도착했다.

산길에 소사나무가 유난히 많다.-나중에 알고보니 무의도에는 소사나무 천지다-

캐다가 분재만들었음 좋겠다.ㅎㅎ

맹감나무 역시 곳곳에서 나그네들을 반기고 있다.

등에 땀이 날만큼 한참을 오르니 저 발아래 우리가 출발했던 샘꾸미선착창이 안개속에도 희미하게 보인다.
오늘 날씨가 그러하듯 오르는 중에도 짙은 안개가 능선을 넘나드는게 신비롭기 그지없다.
전에 강화 마니산 산행때 그러하듯이...
아~ 그러고보니 바다 한 가운데 있는 섬의 산들의 특성이 그러하겠다.

정상쯤 되는 곳에 이정표도 없는 갈림길이 있다.
지도(? 뱃표)를 보니 오른쪽(거의 직진)은 국사봉으로 이어지는 코스같고... 
우리는 왼쪽길로 접어들었다. 이유는 하나개해수욕장쪽에 있는 '환상의 길'을 보기위함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오늘의 이 산행이 단순한 산행이 아닌, 섬 전체를 둘러보는 여행이 되는 시발점이 되었다.

왼쪽 길로 쭉~ 진행하니 여지껏과는 전혀 다른 산길이 전개되었다. 아주 깊은 산중에 있는 것 같은...
아주 좋은 느낌이 드는 코스였다.
그러나 사람들의 발길도 별로타지 않은 듯한 길이라, 우리는 이 섬 사람들만 아는 길일거라며 진행한다. 그러나 끊어질 듯 이어지는 길이 끝없이 이어져 산중을 헤매듯이 해 약간의 걱정과 두렴이 각자의 심중에는 있었던 것 같다. 

어쨋든...
얼마를 갔을까?  섬이 끝나는 느낌이 들면서 산길이 갑자기 밑으로 떨어진다.
급경사를 내려가니 아직 산중임에도 집게발이 빠알간 예쁜 게가 골짜기 여기저기 보인다.
신기하면서도 반갑다. 끝없이 이어질것만 같던 산길이 끝난다는 생각에...

구르듯 달려 내려와보니...

"와!~"

바다 경관이 장난이 아니다. 탄성이 절로난다.
무의도의 해금강이라고나 할까?  바닦에 깔려있는 돌들은 왜 그리 동글동글, 이쁜지...
돌들의 크기는 제각각인데 한결같이 둥글고 예쁘다. 하도 이뻐 각자 몇개씩 배낭에 챙겼다.
뱃표에 나와있는 희미한 지명을 보니 아구리해변인 것 같다.
(무의도 전체 해변중에서 이곳의 돌들만이 유난히 둥글고 예뻤다.)

여기서부터 시작이었다. 산행이 아닌 바닷가로 무의도를 트래킹하는 것이...

그 멋진 갯바위群을 지나 다음 바닷가에 이르니,

"아하~"  

갯메꽃이 활짝 우리를 반긴다.
집에서도 화분에 기르는데 꽃구경은 커녕 생육상태가 시원찮은데,  여긴 아주 싱싱하게 활짝 폈다.
잎에도 윤기가 자르르... 너무 이쁘다.

갯메꽃에게 사진 한 장 얻어오며 찬사를 보내고 그 곶(彎)을 도니 바로 유명한 '하나개 해수욕장' 이라...
끝없이 이어진 백사장에는 해병대 체험훈련인지 힘찬 구령과 함성소리가 짙은 안개속에 울려퍼진다.
거기서 천국의 계단 촬영지도 보고, 휴식을 취하다... 계속 바다로 돌기로 하였다.
 
하나개를 지나 계속가니 한 무리의 해병대 군인들과 해병대복장을 한 일반인들이 훈련을 하고있다.
히 지나가기가 미안스럽다. 마치 내가 해안으로 침투하는 간첩이 된 느낌이라고나 할까? ㅎㅎ

이때 쯤 바다에 물이 들어오는 소리가 소란스럽다. 밀물이 시작되나보다. 괜히 마음이 급해진다.
그러나 바닷가 바위를 타고 넘는 진행중이라 발걸음이 마음만큼 빠르지 않다.
마음은 급하지만 이쪽(하나개 아래쪽) 경치도 볼만하다. 저 위쪽과 견주어 손색이 없다.

이리저리해서 다음으로 진행하니 아주 조그맣고 아늑한 백사장이 나온다.

모래가 아주 깨끗하고 너무좋다.
지도(뱃표)에는 이름도 없다. 그러나 너무 마음에 든다. 하나개해수욕장보다 백배 낫다.

'올 여름휴가는 여기서 보낼까?'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 串을 도니 여기도 하얀 백사장이 인상적이다. 바로 앞 보단 쳐지지만...
지도(뱃표)를 보니 뻘골이라 나와있다.

여기를 지나 바위를 타고 넘으니 바로 유명한 실미해수욕장...

실미도가 맞은 편에 길게 누워있다.

안내표지판까지 확인하는 걸로 바닷가길 트래킹을 하고 걸어서 뱃터(큰무리선착장)로 돌아왔다.
바닷길을 돌면서 보니 무의도의 반은 바다로 돈 것 같은데, 아주 특별한 여행이었다.
산행만으로 도저히 느낄 수 없는 멋진 여행이었다.
-덕분에 그 후로 1년에 두차례씩은 무의도에 오게됐다.-

하기사 짙은 안개로 배가 '떠나니, 못 떠나니...' 해서
섬을 떠나는 순간까지 특별했던 것 같다.

060727.

여행한지 한 달만에 글을 올리는 가자고... 헐~

당시 사진이 없어져 08/11/20일자 사진을 첨부함.
(당시 사진보다 사실감이 훨씬 떨어진다. 계절이 다르다보니...)

 

081120_1 무룡1호.jpg
081120_9 무의도 아구리해변.jpg
081120-5 하나개해수욕장 건너뵈는 먼 바다의 화물선들.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