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비 오는 날이면 생각나는 게 있다.
어렷을 적 먹던 부깨미...
어렸을 때, 어머니께선 비 오는 날이면 솥뚜껑을 뒤집어 놓고 부깨미를 부치셨다.
(부깨미=우리는 이렇게 불렀다. =부꾸미,부침이,부침개)
물론 우리(형제들)가 아닌 아버지를 위한 것이겠으나 그렇다고 우리가 못 먹는 것도 아니었으니...
애호박전, 파전, 해물전 등등 종류야 다양하겠으나 지금처럼 겨울로 접어들어
김장배추가 나올 시기엔 커다란 배춧잎으로 한장짜리 부깨미를 부치셨는데,
그게 계절적 특성과 맞물려 맛이 그만이었다.
배추의 새파란 겉잎, 하얗고 노~란 배추의 속닢...
비주얼이 다른데 대개 속닢쪽으로 손이 가게 마련이다.
부깨미 한장을 엽맥따라 찟다보면 두툼한 줄기부분의 반죽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드러난 배추 줄기는 물컹한게 맛이 덜하므로 어린 깜냥에도 손이 잘 가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오늘처럼 이렇게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니,
빗소리와 더불어 아련한 추억이 새록새록...
그때가 그.립.다...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 이렇게 추억을 먹고사는 건가.
애들 엄마한테 추억이나 한 장 해달랄까 보다.
151107..
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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