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단[元旦]..
새해 첫 날, 첫 아침이다.
새해의 정취도 느낄 겸 길을 나섰다.
떠오르는 상서로운 해의 찬란한 빛에 이슬 머금은
대지가 뽀얀 숨을 내쉬고 있다. 안개처럼 넘실댄다.
마주치는 사람마다 인사를 건낸다.
서로 덕담을 나눈다.
어느 언덕를 올라설 때..
한 중장년의 사내가 다급히 말을 한다.
"소, 다리 좀 잡아 줘."
보아하니, 누렁이가 새끼를 낳을 모양이다.
긴 고무장갑을 낀 팔을 소의 자궁 깊숙이 넣어
뒷다리를 잡아 빼낸다.
엉겹결에 그 사내와 같이 다리 하나씩 나눠잡고
같이 뺀다.
나온 모습을 보니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의
어느 아이처럼 비쩍 말라있다.
왕방울 만한 커다란 눈만 껌뻑이는 게 애처롭다.
나는 그 송아지를 양 팔에 뒷다리 하나씩를 잡은 채
거꾸로 들고있다.
쇠아치-우리 어렸를 땐 송아지를 그렇게 불렀다-는
그러한 채, 바튼숨만 힘겹게 내쉬고 있다.
"금방 죽을 소여. 너무 부담갖지 마."
사내는 내게 말했다.
마치 내가 부담이라도 가질 거란 말투다.
팔이 아프다.
헌데, 이넘이 내게 거꾸로 매달린 채 오줌을 싸려한다.
소를 놓지도, 어쩌지도 못한 나는 어쩔줄 몰라하는데,
급기야 이넘이 분수쇼를 한다. 그게 내 머리로 얼굴로
떨어진다. 뜨드 미지근 하다.
"까르르르..."
거기에 모여 구경하던 동네 꼬마들이 자지러진다.
'흐미~, * 팔려..'
농부의 노모가 수건으로 내 얼굴과 머리를 닦아준다.
.
.
.
고기를 삶아 내 왔다.
좀 전까지 내가 들고 있던 그넘이다.
동네 잔치를 한다.
동네사람 다 모였다.
왁자지껄 잘도 먹는다.
난 차마 먹을 수 없어 자리를 뜨려는데 굳이 붙잡는다.
결국 그들옆에 한자리 차지하고 앉아 그넘을 씹고있다.
왕방울이 그넘을...
.
.
.
.
새해 첫날의 실제 얘기가 아닌,
오늘 새벽.. 꿈의 내용이다.
*이게 올해의 내게 뭘 말하는 걸까?
1. 소고기 자주 먹을 풍요를 누린다는 예시일까,
2. 가엾은 중생을 외면치 말라는 질타일까.
둘다 괜찮은 괘 아닌가.
2번 역시 당연하니 말이다.
170111..
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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