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장

가을의 빛깔~ 단풍, 감나무...

-gajago- 2009. 12. 9. 20:43

단풍의 백미는 뭘까?
내가 보기엔 감나무잎... 아닐까?

단풍드는 잎은 많다. 아니 사계절 푸른 잎 달고 있는 나무 말고는 다가 아닐까?
붉은 단풍잎하며, 노오란 은행잎, 온 동네 담벼락을 푸름에서 붉음으로 바꿔놓는 담쟁이 덩쿨...
동네 한 가운데 우뚝 서 있는 느티나무, 야산 기슭에 아무렇게나 서 있는 싸리나무... 
곳곳에서 붉게 타오르는 붉나무(요것도 아주 새빨갛다) 등등등...

그중에 으뜸으로 나는 감나무를 꼽고 싶다.
뭐 동네 고샅에서 집집마다의 뒤란에 서 있는 아름드리 큰 감나무를 말하는게 아니라,
햇볕좋은 산등성이의 바위틈에서 어렵사리 뿌리내린... 키 1미터 남짓의 감나무를...

울안의 큰 감나무야 열매(감) 자체로 그 할 일은 다 한 것...
나무가 너무 크다보니 전체적으로 일관된 단풍은 드물다.

한쪽은 푸른 빛, 또 한쪽은 노랗거나 붉은 단풍... 그리고 벌레먹힌 잎 등...
그렇다 보니 단풍 자체의 매력은 없다. 다 물들기도 전에 한쪽에선 벌써 떨어지고...

그러나,
햇볕좋은 산등성이의 바위틈의 감나무는 다르다.
생장 조건이 열악해선지 그리 크지도 않고(커 봤자 겨우 1m 내외...) 가지 퍼짐도 적다.
더우기 열매가 맺히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아주 오래된 나무도...(분재했음 딱 좋겠다. ^ ^)
그렇다 보니 모든 열량이 단풍으로 가나보다.

그 감나무닢들은 붉은 홍시보다 더 빨갛다. 잎줄기(葉脈)가 아주 선명하다.
잠자리 날개처럼 투명하다면 과장일까? 어쨋든 그리 보일 정도로 선명하다.

생각해 보라.
빛좋은 가을... 온 산이 불타 오를 때...
투명한 햇살아래 다소 거친 바위 위... 그 틈새에...
이끼조차 말라 버린 그 바위 틈에... 위태롭게 서 있는 자그마한 감나무... 한 그루...

그 투명한 빛깔이 보이는가?

그 잎은...
가을 햇살 닮았다.

그래서 가장 빛나는 단풍으로 보인다.

010925..

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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