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장

야생화을 키우는 재미

-gajago- 2010. 2. 22. 19:52

돌단풍(당시의 그림이 없어 대체함)

 

깜짝 놀랐다. 그리고 신비롭다.
지난 가을... 아니, 겨울이 한참 지날 때까지도-室內니까^^-
단풍도 들지않고 푸르른 이파리를 달고 있던
돌단풍 ..
그리고, 빨갛게 단풍이든 이파리를 계속 보여 줬던 담쟁이덩쿨...

그 녀석들이 겨울이 깊어 가면서 낙엽지고 기나긴 동면으로 접어드나 싶었는데,

그래서 그 잔해만이 딱하게 안방의 창틀을 지키고 있었는데...

 

문득 오늘 아침에 보니...

 

여기저기 발그스르한 새순이 나와 새끼 손가락 두어 마디 만큼이나 자라있다.

더구나 돌단풍은 박속같이 하얀 꽃 하나가 수수송이 같은 꽃봉오리 위에서 밝게 빛나고 있다.
나머지들도 곧 꽃을 피워 내면 삭막한 방안에 작은 기적이 일어나리라.

아니 기적은 이미 시작됐다.
잎이 다 지고 이미 생명의 끈이 끊어졌을 것 같던, 그래서 마른 나뭇가지처럼 죽은 것

같던 식물에서 가녀린 새순이 살며시 머리를 들이밀고 나와있지 않은가?

그 약하디 약한 새순에서 힘찬 생명의 고동을 듣는다.
자연의 신비로움을, 생명의 경외를 느낀다.
한치의 어김도 없이 돌아오는 계절의 흐름속에서 새봄의 희망을 엿본다.
이게 바로 야생화를 키우는 맛인가 보다.

이 야생화들은 태어나고, 자라고, 죽어가는... 모든 걸 볼 수 있다.
새 생명이 싹트는 경외의 순간과 빠르게 자라는 성장기, 가을 단풍의 아름다움,

리고 자기 일을 다한 연후에 사라져가는 그 안타까움...

그 모든 걸 1년 안에 파노라마처럼 보여준다.


사시사철 변화가 거의없는 다년생이나 수입 화초에서는 볼 수 없는 '삶의 변화'를 고스란이 보여준다.

이 봄도 저 싹들과 함께 힘차게 다가온다.
희망의 싹까지 움터온다.

봄은 이렇게 우리에게 다가온다.

 

좋은 한 주 시작하시길...

 

2002-02-24

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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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gajago_  (시작글)

글쓴 날짜: 2002-02-24 오후 8:57
야생화를 기르는 재미.
 
깜짝 놀랐다. 그리고 신비롭다.
지난 가을... 아니, 겨울이 한참 지날 때(室內니까)까지도
단풍도 들지않고 푸르른 이파리를 달고 있던
돌단풍 ...
그리고  빨갛게 단풍이든 이파리를 계속 보여 줬던 담쟁이덩쿨...

그 녀석들이 겨울이 깊어 가면서 낙엽지고 기나긴 동면으로 접어드나 싶었는데, 그래서 그 잔해만이 보기 딱하게 안방 창틀을 지키고 있었는데, 문득 오늘 아침에 보니... 여기저기서 발그스름한 새순이 벌써 나와 새끼 손가락 두어 마디 만큼이나 자라있다. 더구나 돌단풍은 박속같이 하얀 꽃 하나가 수수송이같은 꽃봉위에서 밝게 빛난다.
나머지들도 곧 꽃을 피워 내면 삭막한 방안에 작은 기적이 일어나리라.

 

돌단풍의 박속같이 하얀 꽃
 

아니, 기적은 이미 시작됐다.
잎이 다 지고 이미 생명의 끈이 끝어졌을 것 같던 그래서 마른 나뭇가지처럼 죽은 것 같던 식물에서 가녀린 새순이 살며시 머리를 들이밀고 나와있지 않은가?

그 약하디 약한 새순에서 힘찬 생명의 고동을 듣는다.
자연의 신비로움을, 생명의 경외를 느낀다.
한치의 어김도 없이 돌아오는 계절의 흐름속에서 새봄의 희망을 엿본다.
이게 바로 야생화를 기르는 맛인가 보다.

이 야생화들은 태어나고, 자라고, 죽어가는... 모든 걸 볼 수 있다.
새 생명이 싹트는 경외의 순간과  빠르게 자라는 성장기, 가을 단풍의 아름다움, 그리고 자기 할 일을 다한 연후에 사라져가는 그 안타까움...

그 모든 걸 파노라마처럼 보여준다.

사시사철 변화가 거의 없는 다년생이나 수입 화초에서는 볼 수 없는 '삶의 변화'를 고스란이 보여준다.

이 봄도 저 싹들과 함께 힘차게 다가온다.
희망의 싹까지 움터온다.

봄은 이렇게 우리에게 다가온다.

가자고...

담쟁이 돌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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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gajago_

글쓴 날짜: 2003-02-17 오전 12:10
역시... 문득 오늘아침 보니 작년(윗글)과 똑같다.
돌단풍이 연하디 연한 여린 새순을 삐쭉~ 돋워냈다.
첫 발견이 작년보단 좀 빨라서인지 '박속같이 하얀 꽃'은 아직 없다.
그러나 며칠이면 볼 수 있으리라.

아! 신비한 자연의 힘이여... 새 생명이여...

좀 있으면 담쟁이의 '발그스름한 새순'도 볼 수 있으리라.

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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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gajago_

글쓴 날짜: 2003-03-01 오전 12:23
드뎌... 엊그제 보니 담쟁이의 새싹도 나타났다. ㅎㅎ
신기한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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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gajago_

글쓴 날짜: 2004-02-24 오전 1:04
올해도 어김없이 밝으스름한 돌단풍의 싹이... 신비한 자연의 힘이여...

올해도 역시 담쟁이의 싹이 보이지 않는다. 그것도 작년에 비해 더 늦게...
올해는 베란다에 있어서인가?

조금 지나면 나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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