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장

꿩사냥...

-gajago- 2010. 3. 9. 17:39
꿩의 지능지수(IQ)는 얼마나 될까? 30? 50?... 글쎄?!
이젠 봄이지만 한 겨울 꿩의 행동을 한 번 지켜보자. 천지가 두터운 눈에 뒤덮여 있을 때...

슬 스을~ 꿩 사냥이나 한 번 나가 볼까?  
 
두꺼운 옷에 목이 긴 장화로 중무장을 하고 강아지 한 마리를 앞세워 인적없는 산에 오른다.
천지가 하얀 눈밭이라 보긴 좋다. 헐~ 
 
크고 작은 나무들도 흰눈을 뒤집어 썼다. 무겁게... 작은 가지들은  축축 처져 땅에 붙어있다.
 
이렇게 눈이 많이 쌓이면 꿩들도 자취가 없다. 내리는 눈이 멈춘 이후에나 거동을 한다.
그래서 그 때가 제격이다. 그래야 꿩 발자국이라도 볼 수 있다.

'앗! 여기 있다. 꿩 발자국...'
뒤쫒기 시작한다. 거꾸로...
거꾸로? 무슨 말?
 
아, 꿩의 발자국은 마치 화살표 모양과 똑 같다.
그 화살표 반대쪽이 꿩의 진행방향...
화살표대로 쫓아가면 갈수록 꿩하고 멀어지기 마련...

산 넘고 물 건너... ^^
아니, 조금 따라가니 저 만큼 작은 소나무밑에서 '푸드득~' 한 마리가 날아 오른다.
꼬리가 긴 멋진 장끼다.

 

   

 
불이나케 쫓아간다.
그런데 요놈이... '휑~' 하니 건너 편 산등성이로 나른다.
너무 멀다. 아쉽다.

다른 놈을 찾아야지...
'어디 싸이나
-옛날엔 겨울철에 많이 놓았다.콩에 작은 구멍을 뚫어 거기에 청산가리를 채워 넣고
촛농으로 밀납한다. 요즘은 그러면 안 되지?-
  먹은 넘 없나? 그런 넘들은 멀리 도망 못 가는데...'
 
  장끼전 - 자치가, 화충전(華蟲傳)  

앗! 저 만치 까투리 한 마리가 나무사이로 얼핏 사라지는게 보인다.
멍멍이와 뒤쫓는다.
 
'헉헉~'
 
저만치 간다. 아주 토실한게 먹을 만 하겠다.  '서랏~'  ^ ^

ㅎㅎㅎ 하느님 보우하사~ 꿩의 거동이 심상치 않다. 뒤뚱뒤뚱, 비틀비틀...
'고놈~ 싸이나를 먹었구나. 옳다 됐다.' 계속 쫓는다.

요놈이 당황하기 시작한다.
나무뒤로 돌아간다. 바위를 타고 넘는다. 그래도 쫓는다.
다급하게 날기를 시도해 본다.
 
'푸드드윽...'
안된다.
 
'걸렸다 이넘아...'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계속 따라간다.
... 이넘이 지쳤다. 나두...
 
그렇지 않겠는가?
평지도 아닌 산속에서 발목까지 빠지는 눈밭을 꿩을 노칠세라 쫓고 있는데... 

이넘이 더 이상 기력이 없나보다.
눈에 띠게 늦어졌다. 바로 눈 앞이다.

'이제 됐다.' 하고 잡으려는 순간...
 
ㅎㅎㅎ 요놈을 봐라.
 
나무속에 고개를 푹 쳐 박았다. 몸뚱이는 밖에 있는 채... 끌...
'그러니까 넌 꿩 대가리야. 이넘아~'

이 녀석은 자기눈에 내가 안 보이면 나두 자기를 못 본다고 생각한다.
이 녀석 아이큐가 얼마나 될까?

020308..
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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