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락분

詩... 나 태주님 외~

-gajago- 2011. 2. 17. 00:13

詩...                                      나 태주님.

 

마당을 쓸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깨끗해 졌습니다.

꽃 한 송이 피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아름다워 졌습니다.

마음속에 詩하나 싹 텄습니다.
지구의 한 모퉁이가 밝아졌습니다.

나는 지금 그대를 사랑 합니다.
지구의 한 모퉁이가 더욱  깨끗해 지고
아름다워 졌습니다. 

월간 '좋은 생각' 99년 12월호에서...    

가자고...     


 

운석처럼 ...                                  신 석정님                                         

외로운 밤에는
자꾸만 별을 보았다.

더 외로운 밤에는
찬란한 유성이 되고 싶었다.

그렇게 곱디 곱게 타다간
그렇게 낭자하게 타다간

네 심장 가까운 곳에
운석처럼 묻히고 싶었다.


 

장미...                                                      노 천명님

맘 속 붉은 장미를
우지직끈 꺾어
보내 놓고-
그 날부터 내 안에선
번뇌가 자라다.

늬 수정 같은 맘에
나 한 점 티 되어
무겁게 자리하면
어찌하랴

차라리 얼음같이 얼어 버리련다.
하늘 보며
나무모양 우뚝 서 버리련다.
아니 낙엽처럼
섧게 날아가 버리련다.


 

배를 매며                               장 석남님

아무 소리도 없이

무슨 신호도 없이

등뒤로 털썩

밭줄이 날아와 나는 깜짝 놀라

뛰어가 밧줄을 잡아다 배를 맨다

배를 매보는 일은 이 세상에서의 참으로 드문 경험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배는 멀리서부터 와 닿는다.


사랑은,

우연히 호젓한 부둣가에 앉아 있다가

배가 들어와

던져지는 밧줄을 받는 것

그래서 어찌할 수 없이

배를 매게 되는 것


잔잔한 바닷물 위에

구름과 빛과 시간과 함께

떠 있는 배

배를 매면 구름과 빛과 시간이,

그리고 근처의 물결까지도 함께

매어진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사랑이란 그런 것을 처음 아는것

빛 가운데 배는 울렁이며

온종일 떠 있다

월간 '좋은생각" 99/12월호에서...


 

누 설              -이 진 명-

나는 이제 獄으로 가야 해
머리 풀고 큰칼을 써야 해

너의 긴 그림자만 밝고
바닷속 백단향 나무같이 잠기기만 하는 나날
수백 년 그 침묵은 너무 무거워

 


눈멀도록 쏟아지는 파란 하늘이

말하라 말하라
말하라고 재촉이는 바람에
순정한 내 마음은 그만
참말을 말하고 말아

전국 곳곳
사랑한다고 말을 누설한 자 엄벌에 처한다
포고가 붙었는데
나부끼는 인장 붉기만 한데


*白檀香: 그 나무를 잘라 수백 년 바닷속에
잠가 두었다가 꺼내어 향이나 향료로 씀


        

'누락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사상 진설의 기본원칙  (0) 2011.02.17
고추 잠자리...   (0) 2011.02.17
불효자는 웁니다. 011228..  (0) 2010.10.21
나비, 나비를 노리다. 010803..  (0) 2010.10.20
퓨... 인간아~ 010803..   (0) 2010.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