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N?

내친 김에 강씨봉까지...

-gajago- 2015. 6. 6. 13:47

강씨봉 산행...

 

13-08-03...

 

원래 '강씨봉 산행기'는 13년 여름, 휴가 후 이미 작성했었는데

당 블로그가 아닌 휴대폰의 '카카오 스토리'에 올렸었다가

휴대폰을 바꾸는 과정에서 계정이 바뀌는 바람에 글이 날아간 상황..

그래서 두고두고 아쉬웠었는데, 지금이라도 기억을 되살려 재차 기록해 보기로 한다.

잘 될는지...

 

강씨봉은 '~봉'이란 이름에서 나타나듯이 그리 크지 않은 부드러운 육산으로 봉우리 아래에

강씨들이 많이 살았다해서 강씨봉이라 했단다. 또는 궁예의 부인 강씨에게서 유래됐다고도 한다.

 

 

각설하고~

아침을 마치고 애들 엄마 등 식구들에 산행을 제안했다.

-강씨봉 자연휴양림 입구의 한 팬션에 둥지를 틀었었음-

 

싫단다.

휴가와서 무슨 산행이냔다.

 

왜?

휴가 때 산행은 안되남?

 

멀리서 일부러도 올란지라, 이미 이곳에 와 있는데 가지 않으면 두고두고 미련이 남지...

지금 아니면 언제 다시 강씨봉에 오겠는가.

 

그리하여 '휘적휘적~' 나홀로 산행을 나섰다.

산세가 완만하고 코스도 편할 것 같아 가벼운 차림으로 물병 하나 달랑 들고...

 

입구에 들어서니 09:14..

 

 

그러나, 허억~...1코스의 총 길이가 13.2km.. 약6~7시간 소요... 이런~ 새.됐.다^^

 

강씨봉 휴양림삼거리도성고개강씨봉오뚜기고개삼거리휴양림..

09:18.. .....1.5km....2.0km.......1.5km.....2.7km..........4.0km....1.5km = 총 13.2km..

 

그러나 어쪄라. 이미 길을 나섰는데..

어차피 나홀로 산행이라 시간 조절은 오로지 내 맘인고로 두 다리를 믿을 수 밖에...

 

그러나 진짜 걱정 되는 건 날씨였다. 어제 오후에도 팬션에 도착할 즈음에 폭우가 쏟아졌는데,

오늘 산행중에 그러한 폭우를 만난다면... 오늘도 비 예보가 있다. 그게 걱정이었다.

 

09:41..................................................................09:47 암수바위

 

09:50~52.. 동자소...

 

동자소 물이 맑고 깨긋하다. 연화부인의 아들이라면 궁예의 자식 아닌가.

               궁예의 자식들이 여기에서 물놀이 했나보다.

 

 

얏든~ 입구를 지나 여기까지 한 40여분...

맑고 깨끗하고 시원한 물줄기와 나란히 한 편안한 숲길이었다.

임도를 겸한 전형적인 산책코스다.

나무가 크고 우거진 잘 정돈 된 깔끔한 휴식처같은 숲길...

 

09:57 삼거리 이정표...

 

이곳이 도성고개쪽으로 오르는 삼거리...

이제 큰 물길과 이별하고 작은 물길따라 우측 오르막 산길로 접어든다.

마지막으로 수건과 모자에 물을 적셔 본격적인 산행을 대비한다.

 

부드럽게 왼쪽으로 휘어지는 숲길을 오르길 20여분, 벗겨지는 하얀 목피가 인상적인 자작나무 숲이 이어진다.

물푸래 나무, 쭉쭉 뻗은 전나무(낙엽송?)도 시원스럽다. 졸졸 흐르던 물소리도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그쪽 사진을 못 남겨 아쉽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10여 분 더 오르니 주 능선을 만난다.-백두대간 한북정맥의 주 능선이다-

우로는 1023m의 민둥산, 좌로는 앞으로 내가 가야 할 830m의 강씨봉...

바로 631m의 도성고개이다. 그러나 특별할 것 없는 주위 풍경이다.

 

10:26

10:26 도성고개

 

10:27 도성고개

 

능선 산행은 도성고개에서 강씨봉으로 방향을 틀면서 시작이다.

쏟아지는 햇볕을 온 몸으로 받으며 어깨까지 차 오르는 거친 풀숲을 뚫고 올라간다.

위에서는 작렬하는 태양이, 풀숲에서는 후끈한 열기가 바람한 점 없는 능선을 달군다.

이 능선길은 사람들의 내왕이 적은 관계로 거친 잡풀로 빼곡하다.

침목을 깔아만든 이 오름이 거친 풀 때문에 둘이 나란히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좁다..

 

이미 땀은 뻘뻘..

거친 숨소리가 적막을 깨운다. 이 큰 산에 오로지 혼자 하는 산행이다.

 

'휴~ 덥다.

 

약 30여분을 다소 가파른 나무계단 풀숲을 뚫고 올라오니 '백호봉'이라... 

다소 생뚱맞은 이름표가 참나무에 박혀있다.

 

풀숲을 뚫고 올라오다 손등에 쐐기를 쏘였다.

얼마나 따갑고 가렵던지..

쑥을 짓이겨 붙이고 한참을 진정시켰다.

 

10:54

 

10:59 →

 

11:00

 

10여 분 더 가니 강씨봉이다.

 

'강씨봉'...

헬기 한 기가  뜨고 내릴 수 있을 정도의 평평한 공터...

 

휴양림 입구에서부터 약 1 시간 50분(5km) 왔다.(삼거리에서부턴 1 시간 10분)

 

올라오는 중간에 간간이 서북쪽으론 포천 일동쪽이 보이나 그리 가깝게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도성고개부터 백호봉, 강씨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정비되지 않은 거친 야생이 있다.

아마도 거의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이들만이 타기 때문일 것이다. 한적한 시골 산의 전형이다.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도심 주위의 산과는 그 느낌이 다르다. 편안함을 제공해 준다.

 

그러나 능선 내내 따가운 햇빛을 피할 곳이 별로 없다.

 

11:06

 

이렇게 강씨봉에 이별을 고하고 하산을 시작했다.

그러나 올라온 거리(5km)보다 더 긴 거리(8.2km)가 남아있다.

 

11:09

 

강씨봉에서 오뚜기고개까지가 지금까지의 산행보다 굴곡이 더 심해 재미가 있다.

 

약간의 롤러코스트를 타는 듯한 능선을 내려↘ 오르는데↗ 한 무리의 산행객들(2:3=5명)을 만났다.

 

서로 반갑게 '안산, 즐산'의 인사를 날리고 엊갈려 지나간다.

그러는 중에 한 여성 산객께서 일행들에게 너스레를 떤다.

 

'나! 저 아저씨 따라갈래...'

 

ㅎㅎㅎ...

 

그렇게 서로들 한바탕 웃고 지나친다.

 

이렇게 적막한 산중에서 산우들을 만나니 반갑네? ^^

 

그런데..

하늘이 심상타. 금방 뭐라도 쏟아낼 것처럼 온통 새까맣다.

마음이 바쁘다. 아직도 전체의 반도 못갔다.

이 상황에서 어제와 같은 폭우가 쏟아진다면... 속수무책이다.

 

아까의 산객들이야 인원도 있고 각자의 배낭안에는 여러가지 옷가지와 행동식이 갖춰져 있겠지만

난 산보하듯 나온 산행이라 대처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산행은 만반의 준비가 필료한 법이다.

그 준비가 안됐으니 발걸음이 빨라진다. 구르듯이 내려간다.

 

이렇게 한 40~50분 내려오니 오뚜기 고개라..

능선을 벗어나서 넓은 임도를 만나니 약간의 여유가 생긴다. 주위도 약간 밝아 졌다.

 

11:53

 

여유를 가지고 둘러보니 군부대 초입인가보다. 오뚜기부대의 마크가 있다.

 

깊은 산속에서 고생한다 '오뚜기'..

오뚜기의 승리를 기원하며...

 

11:53

 

하산.. 계곡길로 접어든다.

이 계곡길은 임도라서 안전한 곳인 데 지난 비에 계곡이 휩쓸려 길이 끊어지고 계곡 깊이 파여 엉망이다.

그래서 굴삭기 한 대가 도로와 계곡을 정비하고 있는 데 계곡물이 온통 흙탕물이다.

 

날이 또 흐려진다.

또 맘이 바쁘다. 여기는 계곡.. 비가오면 더 위험하다.

아직도 4.2km가 남아있다.

 

12:13

 

폭우로 끊어진 길과 길이 없는 계곡을 어렵사리 내려오니 강씨봉 오르는 길이 이쪽에도 있다.

연화소가 멀지 않다.

 

12:49

 

12:49→

13:01

 

연화소 연화부인의 한과 눈물이 고여 저 웅덩이가 되지 않았을까?

               연화라는 이름 만큼이나 맑고 깨끗하며 고결하다.

13:01

 

드뎌~ 아까의 초입 삼거리..

강씨봉을 한바뀌 돌았네 그려.. 이젠 안심...

(↑09:57~13:07= 3시간 10분 소요)

 

이제 배 고프다.

하기사 아무런 행동식도 없이 조그만 물병 하나 소지했었으니...

 

13:07

 

13:32

 

13:33

 

이리하여 '내친 김에 강씨봉 산행'을 마쳤다. 4시간 20분 만에...

 

내가 언제 다시 올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산행을 하면서 '준비없는 산행'은

크나 큰 모험이었고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이었는지 절감하게 됐다.

산행 중·후반에는 마음이 바빠 산악마라톤 하듯 서둘렀는데, 그러한 산행에서 뭐가 제대로 보일까.

자고로 산행이라는 것이 심신의 휴식을 가져다 줘야 하거늘 몸과 마음이 다 바쁜 산행이 되었다.

 

어쨋든 잘 마쳤는데...

휴양림 입구를 빠져 나오는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고맙다. 잘 참아줘서...^^

 

밀린 숙제를 오늘(15-06-06)에야 한다.

 

가자고...

 

 

 

  이게 무슨 나빌까?

호랑나비만 한데 온통 검은빛에 푸른 빛이 감돌고 꼬리쪽에 얼핏 태극 모양의 붉은 빛도  감돈다.

어렷을 때 시골에서 본 듯도 한데 이름은 '아리송~'

 

아래 처자들도 모르시남? ㅎㅎ

 

'요즘~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 한탄강...  (0) 2015.08.20
인왕산2, [인왕산에 호랑이가 살까?]  (0) 2015.07.24
현대인의 자화상  (0) 2015.05.29
불곡산엔 코끼리가 산다~2  (0) 2015.05.26
용봉산 산행...  (0) 2015.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