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121.. 태백산에 올랐다.
여러 산행을 하지만 그 산의 진면목과 맞닥뜨릴 행운이 주어지는 일이 얼마나 될까.
「月白 雪白 天地白」이라...
(아! 월백은 빼고~^^)
오늘 태백산 산행이 그렇다.
눈속에 파묻힌 태백산 설경의 진수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행운을 '어제 내린 눈'이 보여 주었다.
-좀 더 욕심을 낸다면 어제내린 눈의 설경(雪景)이 아닌, 오늘 내리는 눈의 설국(雪國)이었다면 최상이었을 테지만..-
그러나 환상적인 태백의 상고대, 雪花는 자연이 준 최고의 선물인데 정초에 민족의 영산 태백산에서 그 신령스런 기를 받아 정유년의 올 한해를 기대케 한다.
다만... 이웃 통신을 들으니 설악산 등 여타의 국립공원이 대설경보로 입산이 금지 됐다는데, 그 산객들이 이곳으로 몰린다면 여기도 어지간이 복잡켔다.
그건 이따보면 알 터...
그럼, 어디 그 환상적인 눈의 세상으로 빠져보자.
태백산, 그 눈의 세상으로...
가자고.. 가 보자고...
gajago~ ga~ bojago~~ ^^...
10:30분... 스타~트...
정거리 버스 정류장 겸 고원 휴게소옆에서 산행은 시작된다.
(산악회 안내도에는 어평제 휴게소로 돼있다.)
약간의 언덕길을 오르는데 동네 주민들이 곳곳에서 눈을 치우며 길을 낸다.
고맙기도 하고 미안키도 하다.
↓ 넓직한 순백의 설원이 깨끗하고 감사하다.
↓동네 끝, 산 초입에 있는 조그마한 암자.
단군성전, 삼성각이 있으니 佛家의 암자는 아닐 터..
-천제단이 있는 태백산이니 단군왕검을 모시겠다-
암자를 끝으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사길령..↓ 이정표...
백두대간의 태백산 북쪽의 시작점이 되겠다.
↓여기부터 유일사 쉼터까지는 완만한 오르내림이 반복되며 눈길 산행이 그만이다.
'이리갈까? 저리갈까.. 차라리 돌아갈까...
세 갈래길 삼거리에 눈이 쌓였다.' ㅎㅎ
↓산신각(산령각) 한장 찍고..
이어서 계속... go~
↓ 흠~ 웬 아기곰 한마리?
태백산에 곰이 살던가?
예전의 마시마로인가? 아~ 그건 토끼였지? 엽기토끼..
얏든~ 마시마로가 연상 되기도..
귀엽다. ㅎㅎ
태백산 아기 곰과 작별을 하고 나아가니 대나무군락이 눈을 잔뜩 이고 있다.
아마, 키 작은 조릿대렸다.
바닦에 낮게 깔려있는 모습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겠다.
↓무거운 눈을 잔뜩~ 이고 있는 어린 주목은 가지가 버거워 보인다. 만... 우리는 보기 좋다. ^^
↓많은 곳은 눈이 무릎까지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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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태백산 겨울꽃, [상고대]라...
↑파란 하늘에 대비되는 하얀 겨울꽃이 경이롭다.
이런 雪花을 잊지못해 고생을 무릅쓰고 겨울산을 찾게되나 보다.
이렇듯 태백산의 겨울은 눈부시다.
↓ 이 나무는 무슨 사연이 있길래 이러한 모양으로 살아 왔을까?
사연은 모르겠으나 이렇게 여늬 산객들의 사진에 그 존재를 남긴다.
↓바람의 언덕.
'바람이 훑고 간 자리'는... 바람이 보인다.
이렇게 깊은 산속 언덕에 바람은 자신의 흔적을 남기며 지나간다.
↓능선에 올라서니 맞은 편 山群들이 깊은 겨울잠에 빠져있다.
이윽고, 유일사 쉼터..↓ 11:52분... (산행 약 1시간 20분 경과...)
아니나 다를까.
유일사 쉼터에서 목책으로 시작되는 그 오름길은 정체상황에 어리둥절 할 정도이다.
외길이라 수많은 인파-맞다, 인파다-들이 빼곡하다. 그냥 떠밀려 올라간다.
앞뒷사람과 발이 겹치고 내려오는 사람과도 겹치니 제 시간에 산행을 마칠 수 있을지 염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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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에는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 간다'는 [주목]'이 곳곳에 산재(散在)돼 있다.
태백산 전역에 보이나 특히나 장군봉 주위와 천제단 사이에 많이 보이는데, 얼핏보면 똑같이 보이면서도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긴긴 세월을 버텨내고 있어, 그 끈질긴 생명력에 경외감마저 든다.
↑그러나 나름 죽지 않게 보호하려는 노력을 보이나, 오히려 더 안쓰럽고 보기에도 좋지않다.
어차피 주목은 속이 깊게 패여 겉만 남은 수체(樹體)같은 모습으로 생을 살고, 생을 마감하는 것 아닌가.
그냥 원래의 모습으로 생멸하게 놔두지.. 하는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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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나뭇가지들이 늙은 순록의 뿔같다.
엉~ 그러고 보니, 뿔 난 여인네? ^^
↓이렇게 나머지 천년을 버티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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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뎌, 천재단... 13:03...
삼국시대 이후로 지금까지 매년10월 3일 개천절에 이 천제단에서 천왕제를 지낸단다.
우리 민족에겐 아주 성스럽고 신령스러운 곳이다.
↑헌데 너무 춥다. 바람이 너무 게세다..
정상부 등 바람이 많이 타는 곳은 사진을 찍는데 온몸이 흔들린다.
카메라 든 손도 흔들려 좋은 화질의 그림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태백산은 좋은 사진이 적다. 아쉽...
↓천제단 옆면..
마치 흑백의 사진속에 사람이 들어가 있는 것 같다.
↓춥고, 눈 섞인 바람은 불고... 체감온도는 -20˚c가 넘겠다.
화질도 영~
↓천제단에서 부쇠봉으로 길게 이어지는 정상부는 충남 오서산의 정상부를 연상케 한다.
또한 오서산은 가을 억새가 유명하지만 천제단 주위의 정상부는 봄철이 되면 진달래가 볼 만 하겠다.
↑흑백사진이 됐군^^
맨손으로 찍는 나도 그렇지만 칼바람속에 찍히는 그대도 고생이구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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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9분.. 추운데 이곳으로 내려가? 아냐, 문수봉은 거쳐야지...
그래서 14:21분, 문수봉을 지나..
↓당골광장으로 하산 길...
↑허나, 바쁘다. 15:00까지 주차장에 모이기로 하였는데, 지금 14:28분...
30분 내로 마쳐아 하는데 당골광장까진 아직도 3.1km 남았다. 흐미~
↓그런데...
위 이정표를 지나 바로, [최고의 주목]을 만났다. 14:33..
화질이 좋지 않아도 차마 버리지 못하겠다-문수봉도 날렸다^^-. 지금까지 본 주목중에 최고로 보인다.
속이 깊게 패였어도 푸르름을 유지하며 살아 버티는 저 꿋꿋함과 기상..
저걸 살리겠다, 보호하겠다 톱밥으로 채운 들 주목이 주는 굳건한 기상에 대한 감동은 없을 터이다.
-시간이 촉박해 바쁜데 이러고 있다. 헐~-
↑↓ 앙상한 가지, 속이 깊게패여 겉만 남은 수체(樹體)는 버텨 낸 세월이 보이는 듯 하다.
↑이렇게도 살아 남으니 '살아서 천년'이라 말이 나오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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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왔다. 눈꽃축제현장..15:18..
↓석탄박물관 입구의 전시용 기관차.
↓태백산국립공원 입구.
↓이렇게 하여 태백산 산행을 마쳤다. 아래 빨간 코스... 5시간...
이렇게 하여 민족의 영산, 태백산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
정상을 지나면서 몰아치는 칼바람에 고생도 했지만 그게 겨울 산행이 아닌가.
추위로 한 고생은 기억속에 영원이 남을테고..
다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칼바람이 이는 추운 날씨에 천제단과 그 이후의 행로에서 좋은 사진을 남기지 못해 못내 아쉽다.
그러나 이러한 아쉬움이 다음 산행을 기대케 하겠지.
달을 넘겨 산행기를 올리지만 머릿속은 아직도 태백산 산속을 헤매고 있다.
170202..
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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