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지난호(155호, 성큼 다가온 미래도시?)에서 '탄천~' 이야기가 나오니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 옛날 이야기 중에, '삼 년 고개' 와 '삼천갑자 동방삭이' 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 두 이야기를 함 연결시켜 볼까?
옛날 어느 마을에 한 노인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이 냥반이 이웃 마을의 잔칫집에 놀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고개에서 넘어졌다.
헌데 그 고개는 소위 '삼 년 고개' 라... 한 번 넘어지면 삼 년 밖에 못산다는 전설적인 고개였다.
집으로 돌아온 이 냥반...
식음을 전폐하고 자리에 눕는다. 며칠씩 말을 안한다. "끙~ 끄응..."
영문도 모르는 가솔들은 전전긍긍한다.
이윽고, 답답해진 부인과 아들들이 묻는다. 대체 왜 그러시냐고...
"흐유~ 여보! 마누라, 그리고 애들아! 듣거라. 내가 엊그제 아무개네 집에 다녀 오다가
고갯마루에서 넘어졌지 않았겠느냐. 어쩌면 좋으냐? 난 이제 삼 년 밖에 못 살게 됐구나."
일순, 가족들의 얼굴이 흑빛으로 변한다.
그집은 그날부터 초상집같은 암울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그 소문이 동네에 다 퍼지고...
그러던 어느 날...
그 동네에 아주 똘똘한 꼬마 하나가 그 집에 찾아왔다. 그리고 주인 영감에게 말한다.
"할아버지. 삼 년 고개에서 넘어져서 걱정이라면서요?"
"그으래... 그런데 왜?"
"에구, 할아버지도... 왠 걱정이시람?"
"이눔아! 왜 걱정이 안 돼? 난 앞으로 삼 년 밖에 못 살게 됐는데. 고얀 놈 같으니..."
그러자, 꼬마는 정색을 하고...
"할아버지..."
"왜? 이눔아~"
"삼 년 고개에서 한 번 넘어지면 삼 년 밖에 못 산다고 해서 삼 년 고개지요?"
"그...렇지?"
하며 '푸욱~ ' 한 숨을 쉰다.
"그러면 거기 가셔서 또 넘어지세요."
"뭐야? 이눔의 자식이 보자보자 하니까... 떽~ 썩 돌아가! 나보고 당장 죽으란 말이냐?
고얀 놈 같으니..."
"할아버지 역정 그만 내시고 제 말 좀 들어 보셔요. 거기서 한 번 넘어지면 3년을,
두 번 넘어지면 6년을, 세번 넘어지면 9년을 살거 아녜요?"
듣던 영감...
"... 옳다. 그렇구나."
그리하야 이 녕감은 그 고개에서 몇날 며칠을 그 고개에서 떼굴떼굴 굴렀다.
그래서 장수했다 한다.
----여그까지가 '삼 년 고개' 야그.. 끝----
----이제부터 '동방삭이' 야그.. 시작 ^ ^----
그 냥반 얼마나 굴렀던지, 삼 년이 아니라 무려 삼천갑자(1갑자: 60년--->18만 년)를 살았다는 야그다.
그 사람이 바로 '삼천갑자 동방삭이' 라...
그런데, 어느 날...
염라전의 염라대왕이 보니, 인간세상에 무려 삼 천 갑자나 살고 있는 인간이 있는 것이었다.
"허어~ 이런 고얀... 감히 인간인 주제에 우리 神과 같이 사는 놈이 있다니..."
"여봐라! 최판관을 불러라."
(최판관 : 저승에서 인간들의 명부를 관장하는 이. 그 명부에-소위, 인명사전- 인간들의 수명이
다 적혀 있음. 내 꺼도? 있겠지 뭐... 에구~ 가서 지울까? 손오공처럼 붓으로... 가자고~)
"네~ 최판관 대령이요."
"네, 당장 사자들을 시켜서 인간세계에서 삼천갑자를 사는 놈을 잡아 들여라!"
"전하~ 그 자는 잡을 수 없나이다."
"무슨 말이냐?"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그 자는 언제부턴지 명부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그게 누군지 아무도 모릅니다."
"허어~ 답답한지고... 그러면 그 인간을 그냥 놔 둘 수 밖에 없단 말이냐?"
그러자, 최판관이 곰곰이 생각타가... 한 꾀를 낸다.
"전하! 있습니다. 대신 사자들에게 숯을 가지고 내려 보내시옵소서."
그러며 방법을 소상히 아뢴다.
그래서 저승사자들...
평민복장으로 인간세상에 내려와 동방삭이를 찾아 다닌다.
어느 날...
이 녕감(동방삭이)이 어느 개울(강)을 지나다 보니,
왠 멀쩡하게 생긴 사람이 냇가에서 숯을 씻고 있는구나.
그걸 보던 이 녕감... 묻는다.
"이보시오. 당신 뭐하고 있소?"
"보면 모르오? 숯을 씻고 있소이다."
그러자, 이 녕감... 무심결에 한 마디 내 뱉는다.
"허~ 세상에 별 미친 놈 다 보겠네. 내가 삼 천 갑자를 살고 있지만,
세상에 강물에 숯을 씻는다는 얘기는 첨이요, 그런 인간도 첨 봤네."
그러자, 저승사자...
"옳다구나. 바로 네 놈이로구나. 가자~ 고..."
ㅎㅎㅎ
이리 됐다는 야그...
그러면, 그 숯을 씻던 데가 어딜꼬?
용인쪽에서 시작하여 서울 잠실쪽으로 해서 한강으로 흘러드는 하천인 바,
바로 숯을 씻었다 해서 炭川(숯내) 라는 야그당.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가자고...